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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격차’는 없다? 통계가 말하는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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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02 06:00:00 수정 : 2019-07-02 02: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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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30% 넘게 덜 받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늘어나는 현실이 큰 개선 없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1일 발표한 ‘2019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건 역시 남녀 임금격차였다. 지난해 상용노동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여성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244만9000원으로 남성임금 대비 68.8% 수준. 2015년(65.9%)을 저점으로 2016년(67.0%), 2017년(67.2%) 등 오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70%에도 못 미치는 현실을 드러냈다.

 이날 하루 동안 열악한 현실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온라인 반응을 보면 이 통계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심심찮게 포착된다. 팩트체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통계 수치가 반복해서 이 같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이다.

 

 남녀 임금격차 통계가 전체 평균을 비교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주장이다. 동일한 직급에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고 있으니 차별이 없다는 입장이다. 

 

 얼핏 틀리지 않아 보이는 이 같은 지적은 이 통계를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는 한계에 머무른다. 여성이 동일한 직급에 평등하게 진출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전체 평균을 내서 성별 임금을 비교하는 것 또한 의미있는 작업이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가져와 여성보다 남성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월등히 높으니 연봉도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다. 이 또한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 생각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통계에서도 여성의 평균근속연수는 4.9년으로 남성보다 2.5년 짧고, 월 노동시간은 160.1시간으로 남성보다 11.9시간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여성의 출산과 육아 때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사회가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여성이 도맡도록 유도해 놓고 이를 이유로 임금에 차등을 둔다면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비정규직 비율을 보더라도 ‘질 좋은 일자리’에 가기 더 힘든 여성의 입지가 드러난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의 경우 2008년 28.8%에서 2018년 26.3%로 줄어든 데 반해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40.7%에서 41.5%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 비정규직이 남성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고 했다. 여성 상용근로자(계약 기간 1년 이상 안정적으로 고용된 경우) 비중은 47.4%로 남성(54.3%)보다 낮았고 임시근로자 비중은 여성이 25.5%로 남성(12.6%)의 2배 이상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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