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이 강아지의 눈을 볼 때 사랑스러움 등의 감정을 느끼는 까닭은 개들이 인간의 마음을 끌기 위해 눈썹 근육 등을 발달시키며 진화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과 미국의 연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개들이 진화를 통해 인간과 비슷한 눈썹 근육 등을 발달시켰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개와 개의 조상인 야생늑대가 인간과 소통할 때의 안면 근육 움직임을 관찰했고, 개 여섯 마리와 야생늑대 네 마리의 사체를 해부했다.
연구진은 개만이 눈썹 부분 근육이 발달해 있어 인간을 바라볼 때 안쪽 눈썹을 위로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앤 버로스 미 듀케인대 교수는 “(이 근육 덕분에) 개 눈이 더 커져서 인간 아기의 눈과 비슷해진다”며 “인간으로 하여금 보살피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눈꺼풀을 귀 쪽으로 잡아당겨 마치 웃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눈 옆쪽 근육도 개의 안면에만 발달해 있었다.
연구진은 “단, 늑대와 가장 가까운 견종인 시베리안 허스키는 눈꺼풀 옆쪽 근육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발표 이전에도 개의 안면 근육 움직임과 소통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호소의 개들 가운데, 눈썹을 들어 올리는 이른바 ‘강아지 눈’을 잘 만드는 개일수록 일찍 입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들은 사람이 보고 있을 때 더 자주 강아지 눈을 만든다는 연구도 있었다.
연구진은 “결국 개는 3만3000년 전 인간과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인간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한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개들이 강아지 눈 표정을 짓는 것은 인간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인간이 의사소통할 때 상대의 얼굴 윗부분에 보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특징에 반응한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부 대상이 적었던 것을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하며 다양한 견종에 대한 비교는 물론 말, 고양이 등 인간과 가까운 다른 동물들에 대한 유사 연구도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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