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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간부 특급대우한 경찰 [채희창의 죽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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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1 06:00:00 수정 : 2019-06-10 21: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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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간부 이감중 페북글… 이런 경찰을 어떻게 믿겠나
6월 5일 오전에 올라온 민주노총 간부 한모씨의 페이스북 게시물. 한씨 페이스북 캡처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민노총 간부들에게, 호송 경찰관이 규정을 위반해가며 휴대전화를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민노총 간부 3명을 검찰로 호송하던 경찰관들이 이들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준 사실이 확인돼 해당 경찰관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노총 간부는 호송차를 타고 가면서 페이스북에 '수감 가는 중에 몰래 올립니다' ‘더 단단하고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이 되어 돌아오겠다’는 글을 올려 사실상 공권력을 조롱했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경찰은 지난 5일 오전 구속 피의자 신분인 한모 조직국장 등 민노총 간부 3명을 남부교도소로 보내는 호송차에 태우면서 휴대폰 등 소지품을 돌려줬다. 수감자를 유치장에서 교도소로 이감할 때 소지품은 호송 경찰관이 직접 들고 가 검찰에 넘기게 돼 있다. 명백한 규정 위반이다. 호송차에는 영등포서 소속 경찰관 6명이 타고 있었지만 20여 분 동안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의자가 외부에 연락해 도주를 공모하거나 증거 인멸을 지시할 수도 있는 상황을 경찰이 만들어준 것 아닌가. 얼빠진 경찰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 

 

경찰이 민노총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경찰은 4월 2~3일 국회 앞 집회 때 경찰을 폭행하고 철제 담장을 무너뜨린 노조원 25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대부분 당일 석방했다. 풀려난 조합원들은 경찰서 정문 앞에서 주먹 쥔 팔을 치켜들고, 일부는 ‘V’자 인증샷을 찍는 안하무인 행태를 보였다. 본격적인 수사도 여론에 떠밀려 시작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경찰의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다가 2개월여 만인 이달 7일에야 출석했다. 이러니 경찰이 친노조 정권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최근 “공공장소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한 사법 조치가 선진국에 비해 약하다”며 영장을 기각한 법원 등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호송 규칙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구속영장을 청구·발부해주지 않는다고 검찰·법원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민노총이 법치(法治)를 조롱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공권력이 바로 서지 않으면 법치주의가 흔들리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무능하거나 무기력한 공권력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 경찰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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