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도 보는 관점에 따라 예술 작품이 된다. 21세기 최악의 컴퓨터 바이러스들을 보유한 노트북(사진)이 예술품 경매에서 16억원에 팔렸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아티스트 궈오둥이 만든 ‘혼돈의 지속’이란 제목의 이 작품이 이날 미국 뉴욕의 한 온라인 경매에서 134만5000달러(약16억원)에 낙찰됐다.
삼성전자의 2008년형 검은색 10인치 노트북으로 만든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낳은 최악의 바이러스 6개를 담았다. 2000년 ‘아이 러브 유’, 2003년 ‘소빅’, 2004년 ‘마이둠’, 2013년 ‘다크테킬라’, 2015년 ‘블랙에너지’, 2017년 ‘워너크라이’ 등이다.
이들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서 기록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총 950억달러(약 11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혼돈의 지속’은 노트북 1대만으로 세계 각국에 가할 수 있는 위협을 상징하는 작품이라고 AFP는 평했다. 이 경매를 개설한 사이버보안회사 딥 인스팅크트(Deep Instinct)에 따르면 이 작품은 연구 용도로만 쓸 수 있고, 입찰자는 계약상 어떠한 악성 소프트웨어도 퍼뜨려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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