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태어난 후 초보 엄마와 아빠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인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떨리고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기 목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처음엔 책을 통해, 병원에서 교육을 통해 ‘신생아 목욕시키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는데요. 목욕물 온도 맞추는 일부터 시작해 어떤 자세로 아기를 안고 씻겨야 하는지 간접경험만으로는 도통 감이 잡히지 않더라고요. 목욕을 시키다 아기가 미끄러지거나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금방 익숙해질 일인데 왜 그리 어렵게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양육자는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은 아기를 씻겨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거든요. 결국엔 경험이 쌓이고 쌓여 ‘나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돼 있으니 너무 미리 스트레스 받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출산 후 아기 목욕시키기 ‘새로운 도전’
이렇듯 아기 목욕은 처음 출산하신 분들에겐 도전 아닌 도전으로 다가오게 되는데요. 처음에 아기가 물에 거부감 없이 잘 적응해 준다면 매우 감사한 일이겠지만, 또 그 반대라면 매일 매일이 ‘목욕 전쟁’으로 육아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기가 어떻게 하면 목욕을 즐기게 할지 고민도 좀 해보고, 남들의 노하우도 전수받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아기 목욕은 매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겨울엔 잦은 목욕으로 인해 아기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어 일주일에 3∼4회 정도만 해줘도 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하루 중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 따뜻한 시간에 아기 목욕을 시킬 것을 권장하는데요. 아기가 잠들기 전 목욕하는 걸 더 선호한다면 실내 온도만 24∼25℃ 정도로 따뜻하게 잘 맞춰둔다면 괜찮다고 합니다. 단, 아기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니 목욕시간은 5∼10분 사이로 짧게 끝내셔야 해요. 수유 직후에는 아기가 토할 수도 있어 가급적 목욕를 피하시는 게 좋아요.
목욕물 온도는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 사이로 맞추는 게 좋고요. 팔꿈치로 대봤을 때 미지근한 느낌이 들면 OK. 머리-팔-다리-몸통 순서로 씻어주세요. 생후 한두 달 이전의 아기는 물로만 씻겨줘도 무방하고, 비누나 샴푸, 바디워시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순한 성분의 제품을 골라 아주 소량씩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외 아기 목욕용품들은 필요에 따라, 상황에 따라 구매하시는 걸 권해 드려요. 유용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어 저 또한 감탄을 거듭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기욕조, 처음부터 무리하지 마세요∼
출산 준비를 할 때는 좀 무리해서 육아용품을 구매하기 마련이지만, 처음 아기욕조는 여러 선배맘들의 조언을 받들어 ‘작은 대야 2개’로 시작했답니다. 신생아들은 매우 작은 데다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어 엄마가 소중히 안고 목욕을 시켜야 하는데 굳이 물이 많이 들어가는 큰 대야나 욕조를 사둘 필요가 없단 얘기죠. 다만 다 씻기고 나서 헹구기 편하게 대야를 2개 준비해 놓는 게 ‘신의 한 수’더라고요.
그러다 아기가 목을 가누기 시작하고 몸집도 좀 커져서 계속 안고 목욕하기 어려워지게 되면, 기능성 아기욕조 구매를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아직 혼자 앉지 못하는 아기를 물 속에서 안전하게 잘 잡아 주게끔 설계돼 있고, 저 혼자 머리 감기기에도 편리한 구조로 된 제품을 찾아 구매했어요.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배수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샀다가, 목욕 후 물을 뺄 때 조금 귀찮았던 기억이…. 소재의 경우는 시중에 항균 인증을 받은 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으니 꼼꼼히 따져 보시고요.
무엇보다 매일 아기 목욕 후 순한 세정제나 욕조클리너 등으로 통을 잘 세척해 말리는 습관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샴푸캡 거부 아기? 샴푸의자도 있어요
아기 목욕시킬 때 엄마 아빠들이 제일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머리 감기기’가 아닐까 싶어요. 아기가 돌 지나고 몸무게도 10kg을 훌쩍 넘기게 되면 엄마가 안고 머리를 감기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거든요. 엄마는 엄마대로 손목이 아프고, 또 아기는 아기대로 자세가 불안정해서 힘들어 하게 되죠. 그래서 엄마 아빠 두 사람이 매달려서 한 사람은 아기 들고, 한 사람은 감기고 했답니다.
저 혼자서도 아기 목욕 잘 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찾아봤더니 ‘샴푸캡’이란 게 있더라고요. 샴푸캡이란 넓은 차양이 달린 모자 같이 생겼는데, 목욕할 때 아기 머리에 씌우고 머리를 감기면 물이 얼굴이나 귀에 들어가는 걸 방지해줘요. 속으로 ‘이거다!’를 외치며 바로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웬걸… 우리 아기는 샴푸캡을 너무나도 거부하는 거예요. 첫날은 쓰고 어찌어찌 잘 씻겼는데, 둘째 날부턴 모자만 씌워도 울고 불고. 자꾸 연습하면 된다는데 저는 끈기가 약한 건지 몇 번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답니다.

그러던 중 ‘삼푸의자’라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미용실 샴푸의자처럼 아이를 눕혀 놓고 감기는 의자인데요. 가격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제품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주문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샴푸의자에서는 잘 적응해줬습니다.
시중엔 뒤로 눕히는 샴푸의자 말고도 앞으로 굽은 자세로 감기는 샴푸의자도 있더라고요. 바닥에 스마트폰을 놓고 아기가 집중한 사이 머리 감기는 원리인데 참 신기했습니다. 뒤로 눕히는 샴푸의자의 경우엔, 목욕탕 천장에 대형 뽀로로 스티커 같은 걸 붙여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렇듯 육아용품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는 것, 아기 목욕을 시키면서도 또 한 번 실감한 것 같네요. 아이가 목욕은 귀찮고 힘든 게 아니라 매일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끼게 해 주세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목욕하는 동안 부모와 아이가 많은 대화와 교감을 나누는 게 중요합니다. 그만큼 부모의 노력이 따라줘야 한다는 얘기겠죠? 오늘도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목욕시간 되세요.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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