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메이저리그에서는 다양한 기록과 더불어 보기 드문 장면들이 잇따라 연출돼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이 바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올해 보여주고 있는 삼진/볼넷 비율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빅리그 데뷔 후 두 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특히 이경기 9이닝 4피안타를 맞았지만 사사구는 없었고 6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날 활약을 더해 류현진은 올 시즌 7경기에서 44.1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45개, 볼넷 2개를 마크했다. 탈삼진/볼넷 비율 22.5로 이 부문에서 2위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9.00을 두 배 이상 앞서며 압도적인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류현진의 이런 삼진/볼넷 비율은 과히 역대급이라고 할 만하다. 류현진의 현재 기록과 필적할 만한 기록은 무려 터 무려 144년 전인 지난 187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하트퍼드 다크블루스 소속 투수 캔디 커밍스가 48경기 416이닝을 던지며 82탈삼진 4볼넷으로 20.5의 삼진/볼넷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지금처럼 볼 4개가 아닌 9개가 베이스 온 볼스였다는 점에서 류현진과 곧바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지금같이 볼넷이 정착된 1989년 이후만 따지면 2014년 미네소타 트윈스 필 휴즈의 11.6이 최고다. 그만큼 류현진의 현재 삼진/볼넷 비율은 말이 안된다고 표현할 만큼 무시무시하다.
류현진 외에도 9일 독특한 기록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왔다. 바로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조이 갤로(25)가 역대 최초로 빅리그 개인 통산 100개 단타(1루타)보다 100개 홈런을 먼저 달성한 선수가 된 것이다. 갤로는 이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원정경기에서 개인 통산 100번째 홈런을 쏘았지만 개인 통산 단타는 93개에 불과하다. 갤로 이전 통산 100홈런 당시 가장 적은 100단타를 기록했던 선수는 2011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러셀 브래년(44)으로 172개였다. 갤로는 풀타임 주전선수로 뛰기 시작한 2017년 41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은 0.209에 그쳤다. 40홈런을 날린 2018년에도 타율은 0.206에 불과했다. 올 시즌엔 단 31경기에서 타율 0.274, 12홈런을 기록 중이다. 극단적으로 장타를 노리는 그의 스윙 매커니즘이 만들어낸 독특한 기록이다.
여기에 신시내티 레즈는 올해 진기록을 양산하는 구단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2~4번 타자는 1회 상대 선발투수가 3개의 공을 던질 때 차례로 홈런을 쳐 12년 만에 ‘공 3개에 홈런 3방’이라는 기록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7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6회말 4타자 연속 사구를 당했다. 한 이닝 4사구는 1893년 8월 20일 피츠버그와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경기 이후 126년 만이다.
여기에 이날 샌프란시스코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은 2회에 도루, 6회초에 3점 홈런을 날린 뒤에 8회말 4-12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는 투수로 변신해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 선수가 단일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 무실점을 동시에 해낸 것은 1905년 5월 24일 샌프란시스코 전신 뉴욕 자이언츠의 크리스티 매튜슨 이후 처음이다.
신시내티 앞서 지난 3일 뉴욕 메츠전에서도 상대 선발 노아 신더가드에 0-1 완봉패를 당했는데 당시 결승홈런을 친 선수가 바로 신더가드였다. 선발투수가 결승홈런을 치고 1-0 완봉승을 올린 것은 1983년 6월 18일 다저스의 밥 웰치 이후 처음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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