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꽃이 활짝∼ 서울 녹사평역 지하정원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지난 3월 서울시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녹사평역은 지하 5층 승강장에 내리면서부터 지상으로 올라가기까지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 ‘녹사평 여기…’ ‘숲 갤러리’ 등 작품을 볼 수 있다. 지하 4층에서 지하 1층까지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을 활용해 만든 ‘댄스 오브 라이트’는 녹사평역 지하예술 정원의 걸작이다. 역에서 나오면 만나는 이태원 거리는 외국에 온 듯한 느낌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실감할 수 있다. 인근의 국립중앙박물관과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용산가족공원을 둘러보고, 이촌 한강공원에서는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대불호텔 그때 그시절… 인천 중구생활사전시관
1978년 철거된 대불호텔이 40년 만인 2018년 4월 중구생활사전시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불호텔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다. 대불호텔 모습을 재현해 꾸민 이곳은 대불호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1관, 1960~70년대 인천 중구의 생활사를 체험할 수 있는 2관으로 구성돼 있다. 대불호텔의 흥망성쇠와 하루게 다르게 급변한 개항장 인천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 개항장 역사문화의거리 초입에 자리한 중구생활사전시관을 시작으로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개항박물관이 나란히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우리나라 대표 전통 건축물을 모아놓은 월미공원과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 공원인 송도센트럴파크도 인천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다.

◆평화 관광 ‘핫플레이스’… 고성통일전망타워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기류가 흐르면서 평화 관광지에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해 12월 말에 개관한 고성통일전망타워는 평화 관광의 ‘뉴 페이스’로 부상했다. 1984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종전 통일전망대 옆에 들어선 고성통일전망타워는 높이 34m에 DMZ의 ‘D’자를 형상화해 눈길을 끈다. 1층에는 이산가족 자료 사진을 전시하는 한편, 조망이 시원한 야외전망대를 갖췄다. 2층에는 전면이 통유리라 북녘땅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전망교육실과 남북 관련 흥미로운 전시로 채운 통일홍보관이 있다. 고성통일전망타워 주차장에 있는 6·25전쟁체험전시관과 인근의 DMZ 박물관까지 함께 돌아보면 좋다.

◆날아서 하늘 산책… 청풍호반케이블카
‘육지 속 바다’라 불리는 청풍호에 지난 3월부터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과 호수를 동시에 조망하는 케이블카다. 청풍면 물태리에서 2.3㎞ 떨어진 비봉산 정상까지 9분 만에 올라간다. 일반 캐빈 33대와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 10대가 시간당 1500명을 실어 나른다. 비봉산역 옥상 전망대에 올라 다도해 같은 사방풍경을 내려다보면 왜 청풍호를 육지 속 바다라고 하는지 실감한다. 탑승권을 소지하고 의림지역사박물관에 가면 관람료가 면제된다. 금수산 자락에 들어앉은 천년 고찰 정방사,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호반과 어우러진 산촌을 둘러보는 청풍호자드락길도 연계해 여행하면 좋다.

◆담배공장? 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는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옛 연초제조창 창고를 리모델링해 우리나라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꾸렸다. 수장형 미술관의 특징은 1층과 3층의 개방 수장고(open storage), 1~3층의 보이는 수장고(visible storag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층 개방 수장고는 조각 작품을 수장·전시하는 길이 14m에 높이 4m 크기 3단 철제 선반 4개와 작품을 운반할 때 쓰는 알루미늄 팰릿(받침대)이 눈길을 끈다. 보이는 수장고는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는 작품 중심 수장고이며 창문 너머로 작품을 볼 수 있다. 청주관과 이웃한 동부창고도 옛 연초제조창 창고를 리모델링했다. 34동 갤러리와 36동 책골목길 위주로 돌아볼 만하다. 천장의 목조 트러스가 1960년대를 증언한다. 또한 충북문화관은 1939년 건립한 청주 충청북도지사 구 관사(등록문화재 353호)를 활용한다.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해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다. 다다미방을 개조한 북카페는 여행 쉼터로 좋다.

◆조선을 만난 시간… 강진 사의재저잣거리
전남 강진 사의재저잣거리의 ‘조만간’ 프로젝트가 관심을 끈다. ‘조선을 만난 시간’의 줄임말인 조만간은 강진의 역사와 인물을 재현하는 프로그램. 강진군 아마추어 배우들이 신나는 마당극을 공연한다. 주모가 다산에게 차려주던 아욱국을 비롯한 특색 있는 먹거리, 초의선사와 메롱 무당, 건달 형제 등 흥미진진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조선 시대 재현 코너도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사의재저잣거리 인근에 김영랑 시인의 생가가 있다. 감성 넘치는 서정시의 배경이 된 영랑생가를 둘러보고, 생가 뒤에 조성된 세계모란공원을 산책하면 저절로 시심이 일어난다. 강진만생태공원 갈대 군락지도 가볼 만하다.

◆랄랄라∼ 신나는 체험학습… 문경에코랄라
문경에코랄라는 아이들과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이색 여행지다. 종전에 있던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을 통합하고, 에코타운과 자이언트포레스트 시설 등을 더해 복합 생태문화 테마파크로 업그레이드했다. 백두대간을 주제로 꾸민 에코서클, 특수촬영과 영상 제작을 체험하는 에코 스튜디오, 첨단 농업기술을 보여주는 에코팜 등 흥미로운 전시와 체험이 가득하다. 폐광 지역에 세워진 문경석탄박물관, 수많은 역사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한 가은오픈세트장까지 볼거리가 다양해 한나절을 돌아다녀도 지루하지 않다. 문경에코랄라를 나서면 가은역이 지척이다. 기차는 서지 않지만, 소박한 카페로 변신한 간이역에 늘 향긋한 커피 내음이 흐른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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