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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前대통령 수사 벌써 10년… 檢 주역들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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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21 08:00:00 수정 : 2019-04-21 09: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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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30일 노 前대통령, 피의자로 검찰 출석 / 김해 출발 후 5시간20분을 달려 서초동 대검 도착 / 이튿날 새벽까지 밤샘 조사… 수뢰 혐의 전면 부인 / 文 "이인규, 말투 공손했지만 태도 거만·오만 가득"
2009년 4월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출발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일행의 버스가 약 5시간20분을 달려 서울 서초구에 도착해 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09년 4월30일 오전 7시5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 앞 포토라인에 잠시 멈춰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5시간20분을 달린 버스는 오후 1시17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노사모 등 지지자들이 ‘치욕’, ‘울분’ 등 단어를 써 가며 기억하는 10년 전 그날의 풍경이다.

 

◆김해 출발 후 5시간20분 달려 서초동 대검 도착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열흘 뒤인 오는 30일은 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옛 대검 중수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오랜 후원자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회사 사업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포괄적 청탁과 함께 총 640만달러(약 72억7800만원)을 받았다고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그중 600만달러에 한해선 “내가 아니고 가족이 박 전 회장에게 받은 돈”이라고 해명했다. 가족에게 박 전 회장 돈이 전달된 사실은 있으나 대가성 있는 ‘뇌물’은 아니란 뜻이다. 2009년 4월30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일관되게 이같이 진술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09년 4월30일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튿날인 5월1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기 전 손을 들어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당시 변호인이던 문재인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인 2009년 5월1일 오전 2시까지 이어졌고, 조사가 끝난 직후 김해로 출발한 노 전 대통령 일행은 그날 오전 5시55분 봉하마을에 복귀했다.

 

검찰이 추가로 수뢰 의혹을 제기한 40만달러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검찰이 이 대목을 집중 조사하던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사저 부근 부엉이바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래서 올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이기도 하다.

 

이로써 검찰은 2009년 초부터 5개월 가까이 진행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 더 이상 자연인이 아닌 노 전 대통령에겐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기록은 지금도 검찰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동의 아래 촬영된 조사받는 모습 동영상 파일도 검찰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인규, 말투 공손했지만 태도에 거만·오만 가득"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대검 중수부 지휘 라인은 ‘이인규 부장(검사장)-홍만표 수사기획관-우병우 중수1과장’이었다.

 

2009년 4월30일 오후 1시20분쯤 대검 청사에 들어선 노 전 대통령 일행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7층의 중수부장 사무실이었다. 그날 변호인으로서 노 전 대통령과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이인규 중수부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맞이하고 차를 한잔 내놓았다. 그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각각 대검 중수부의 과장(주임검사), 부장이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이인규 변호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전 중수부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미국으로 떠나 아직 해외에 머물고 있다. 정확한 출국 시점은 확인되지 않으나 2017년 8월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거의 2년 가까이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도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 전 중수부장은 “필요하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며 도피설을 부인했다.

 

홍만표 전 수사기획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6년 6월 이른바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된 그는 지난해 만기출소했다.

 

우병우 전 중수1과장은 노 전 대통령 사건 주임검사로서 2009년 4월30일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승승장구한 그는 2016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뒤 그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하급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이 선고된 가운데 현재는 불구속 상태로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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