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그의 생일 파티에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과 남성들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측은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몇몇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제 성관계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이들 여성은 파티에 참석한 남성들과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고 누구의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승리 측이 이들 여성의 여행 경비를 모두 부담한 점을 볼 때 이를 대가로 성매매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 파티에는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지인들이 다수 초대됐다.
또 유흥업소 여종업원 8명도 이 파티에 초대됐다.
경찰은 승리의 지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파티에 초대된 사실 자체를 성매매 알선 정황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대상을 특정해 성 접대를 하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해도 승리가 유흥업소 여성들의 여행 비용을 부담하며 파티에 초대한 것은 자연스럽게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 접대가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승리를 비롯한 파티를 기획한 기획사 등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 지시가 있었는지, 어떤 경로로 여성들을 불러 모으게 됐는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15년 12월 승리가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함께 세운 유인석 전 대표 등과 나눈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내용을 근거로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또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 파티 외에도 2015년 성탄절 무렵 승리가 일본인 사업가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에 있다.

앞서 지난 2월28일 디스패치는 승리의 초호화 생일 파티를 집중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승리는 2017년 12월9∼11일 필리핀 팔라완섬에 위치한 한 고급 리조트를 통째로 빌려 약 150여명의 게스트를 초대한 채 초호화 생일 파티를 즐겼다.
이른바 ‘쩜오’, ‘텐프로’(대한민국 상위 10% 미모를 가진 여성 접대부를 보유했다는 유흥업소를 지칭하는 은어) 등으로 불리며 F룸살롱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승리의 생일 파티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승리와 이문호씨(클럽 버닝썬 대표이사)가 (업소에) 자주 왔다”며 “필리핀 섬을 통째로 빌려 생일 파티를 한다고 자랑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대신 외모가 뛰어난 여성을 초대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A씨는 디스패치에 “우리 가게에서만 10여명이 갔다”며 “텐프로 업소 언니들도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승리의 생일 파티 게스트 명단에 의하면 승리는 초대 손님을 ‘VIP’와 ‘게스트‘로 나눴는데, ‘VIP’에는 일본과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활동하는 재력가들이 포함됐다. 게스트는 F룸살롱 부장을 포함한 9명(부장 1명·여종업원 8명)이 속해 있었다.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23일 2박3일간 진행된 승리 팔라완 생일 파티에는 대만의 투자자인 이른바 ‘린 사모’를 포함한 유명 정치인, 재력가 B씨의 아들 등 각국의 VIP 100여명 가량이 초대됐다고 전했다.
이 파티는 사실상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단합 행사 식으로로 진행됐으며, 당시 개소 준비 중이던 버닝썬의 사업설명회도 열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개장한 버닝썬에서 승리는 한때 홍보 담당 사내 이사로 일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SBS‘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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