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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풍요 기원한 돌오리상, 16년 만에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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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05 10:52:16 수정 : 2019-03-05 13: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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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절도범으로부터 회수해 5일 전북 부안에서 반환식을 가진 부안 동문안 당산의 돌오리상. 문화재청 제공
지역민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던 오리가 있었다. 전북 부안의 동문안 주민들은 음력 정월 보름날이면 당산제를 지냈다. 농악을 치며 줄다리기를 한 뒤에는 당산(堂山·돌로 만든 솟대)에 새끼줄을 감아주었다. 오리는 3m가 넘는 당산 위에 부안읍의 주산인 성황산을 바라보며 놓여 있었다. 화강석을 거칠게 다듬은 돌오리였다. 당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한 쌍으로 돌장승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 쌍으로 서 있었다. 마을에 부정한 것이 침입하는 걸 막고, 공동체의 풍요를 기원한 것이라 하는 데 주민들의 기도가 그것 뿐일리 없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마다 열렸고, 이후엔 격년으로 지내던 동문안 당산제는 2005년 이후 단절됐다. 돌오리상이 사라지고 난 이후였다.

5일 전북 부안군 동중리에서 당산 돌오리상 반환식이 열렸다. 절도범이 훔쳐가 사라졌던 걸 16년만에 제자리로 되돌려 놓은 것이다. 문화재청은 “2003년 3월경 도난당한 국가민속문화재 제19호 ‘부안 동문안 당산’ 돌오리상 1점을 지난달 회수했다”고 밝혔다. 

부안 동문안 당산의 돌오리상을 훔쳐간 절도범의 충북 진천에 있는 조형물 속에 돌오리상을 숨겨 두고 있었다. 문화재청 제공
돌오리상은 가로 59㎝, 세로 20㎝ 크기다. 절도범은 돌오리상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유통이 여의치 않자 오랫동안 숨겨두고 있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부안의 당산은 읍성의 동·서·남문 세 곳에 세워져 있었다. 당산 위에 돌오리상이 장식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하지만 서문의 돌오리상은 후대에 제작된 것이고, 남문안의 것은 남아 있지 않다. 처음 제작된 원래의 것은 동문안 오리상이 유일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부안 서문안 당산’(국가민속문화재 18호)에는 1689년 조선 숙종 때 건립되었다는 명문이 있어 동문안 당산도 같은 해에 건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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