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교육적 행태”(좋은교사운동)
“대한민국 유아교육을 사익추구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시대적, 반교육적 교육농단 행위로 간주하고 교육수요자로서 준엄하게 응징할 것입니다.”(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강행하면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이낙연 국무총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한유총이 지난달 28일 무기한 입학연기를 선언한 뒤 “아이들을 볼모로 삼은 집단행동”이라는 비판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정부와 사정당국은 불법 엄단 방침을 천명하며 한유총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여론의 뭇매와 당국의 압박에 집단행동에 참여키로 한 한유총 의 내부 결집력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월28일밤 유치원으로부터 일방적인 입학연기 공지를 받고 지금까지 불안에 마음 졸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웃으며 오티까지 다녀오고 가방도 다 싸놓고 입학만 기다리고 있는데 느닷없는 통보에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집니다. 유치원은 각종 이유를 들며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하지만 이는 아이들을 볼모로 철저히 계산된 단체 행동입니다.(중략)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을 요구합니다.”(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와 관련해 비판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유치원의 휴폐업 뿐 아니라 정상적인 수업 안하는 것에 대해서도 엄단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라는 청원글에는 2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9000여명, ‘어린아이들은 인질로 잡고 정부와 대치중인 유치원은 각성하라’는 청원글에는 1000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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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교육재난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성명서에서 “우리 아이들을 볼모로한 후안무치한 한유총의 집단행동에 134만 전국 유치원 학부모들은 인내의 한계점에 다다랐다”면서 “우리 유치원 학부모들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대한민국 유아교육을 사익추구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시대적, 반교육적 교육농단 행위로 간주하고 교육수요자로서 준엄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어 “무기한 개학 연기가 실제로 현실화 될 경우 우리 아이들을 볼모로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준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의 이러한 집단행동에 대해 형사고발 등을 통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교사시민단체 ‘좋은교사운동’은 28일 성명을 내고 “아이들의 첫 학교로서 유치원이 입학보류, 휴원, 폐원 운운하며 아이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교육적 행태로 비판받을 것”이라며 “한유총에 집단 입학연기를 즉시 멈추고,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과 유치원 3법 개정안을 즉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5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한유총을 공정거래법과 유아교육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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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유치원 개학 연기 대응 긴급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한유총에 대해 유치원 개학 연기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강행시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에 대해 “즉각 철회하라”며 “개학 연기를 강행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합동회의에서 “유치원도 교육기관이다. 아이들을 볼모로 잡겠다는 것은 교육기관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에 대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사립유치원은 개학 연기를 즉각 철회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을 가진 교육기관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또한 “교육부는 법적 조치까지 포함한 단계별 대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교육청과 지자체는 복지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어린이집과 지역기관같은 현장에서 돌봄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회의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한승희 국세청장, 민갑룡 경찰청장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김희경 경기도 행정부지사, 윤준병 서울시 행정부시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원찬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등 주요 지자체 관계자 및 교육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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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선 한국유치원단체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가운데)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에듀파인 수용 및 다가온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것과 관련해 대변인의 발표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한유총은 2일 보도자료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취임 후 단 한 번도 법정단체 한유총의 정책건의와 대화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습관적으로 엄정·강경대응, 형사고발을 운운하며 협박과 겁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걸핏하면 국세청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사립유치원 탄압정책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볼 수 없는 교육공안정국을 조성해 사회불안을 증폭시킨다”면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유총은 개학일자 결정이나 학사일정 조정 등이 “법률에 보장된 사립유치원 운영권에 속한다”면서 “이를 중대한 불법인 것처럼 호도하며 감사와 형사고발을 운운하는 것은 직권남용과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개학연기) 등 학사일정 변경 시 운영위 자문을 받아야 한다면 이에 대해 시정명령하면 될 간단한 사안”이라면서 “유 부총리는 자세를 바꿔 오늘이라도 당장 한유총과 대화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유총이 반발하고 있지만 실제 개학을 연기하는 집단행동에 들어갈 유치원이 공언한 만큼 될지는 미지수다. 유은혜 부총리는 “개학을 연기하는 유치원이 한유총 주장과 달리 전국에 164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재난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 중 97곳은 자체 돌봄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유총은 전날 개학연기를 선언하며 회원사 3100여곳 중 60% 정도가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 2000여곳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됐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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