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최근 불거진 다양한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직원들에게 "흔들림 없이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손 대표는 지난 1일 JTBC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 마디쯤은 직접 말씀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고, 설 인사도 겸한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먼저 사장이 사원들을 걱정시켜 미안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저도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맞고, 주변에서도 그게 좋겠다 하여 극구 자제해왔다"고 말했는데요.
◆손 대표 "흠집내기용 억측에 불과해…어려운 시기지만 잘 헤쳐나갈 것"
그는 이날 이메일에서도 "지금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얘기는 기사라기보다는 흠집내기용 억측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JTBC 직원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내용, '왜 프리랜서 기자에게 그토록 저자세였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요.
그는 "얼굴 알려진 사람은 사실 많은 것이 조심스러운데, 어떤 일이든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황이 왜곡돼 알려지는 경우가 제일 그렇다"며 "더구나 저는 늘 첨예한 상황 속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토로했습니다.
손 대표는 "혹 그렇게 악용될 경우 회사나 우리 구성원들의 명예마저 크게 손상될 것을 가장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것은 바로 지금 같은 상황, 즉 악의적 왜곡과 일방적 주장이 넘쳐나는 상황이 증명해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여성 동승자로 지목된 안나경 아나운서도 언급하며 "당장 제 옆에서 고생하는 안나경 씨에게 제가 참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는 흔들림 없이 헤쳐나가겠다"며 "사우 여러분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손 대표는 전날 '뉴스룸'에서 설 연휴에는 뉴스를 진행하지 않고 휴가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안 아나운서의 휴가 소식도 함께 전하며, 여러 루머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는데요. 그는 연휴 기간 법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며 생각 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것은 'JTBC의 원톱 수장'인 자신이 다양한 논란에 휘말림으로써 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을 더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러 루머 정면 돌파 의지 피력…연휴동안 법적대응 방향 등 모색할 듯
손 대표는 설 연휴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경찰은 "설 연휴 이후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는데요.
앞서 프리랜서 기자 김모(49)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손 대표는 김씨가 정규직 채용과 거액을 요구했다며 그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는데요.
손 대표가 김씨를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한 사건은 마포경찰서로 수사지휘가 내려왔으며, 마포서는 폭행 사건과 병합해 수사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손 대표를 경찰서로 불러 폭행 사건의 피혐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공갈미수 사건의 고소인 신분으로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손 대표를 여러 차례 경찰서로 부르기는 어려워 보여 출석하면 폭행과 협박 사건에 대해 함께 조사할 계획"이라며 "폭행 사건의 경우 손 대표 조사 이후 혐의점이 있으면 수사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폭행사실 인정하고 사과하면 다 용서할 것"
김씨는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며 "제안을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 대표는 김씨의 이러한 주장에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는데요.
김씨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손 사장님.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며 "저를 무고한 일에 대해서도 죄를 묻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회 보수의 가치가 그러하듯이, 진보의 가치 또한 뉴스 앵커 1명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당신 하나로 인해 탁해져서도 안 된다. 구순 노모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언주 "앵커 개인 루머 문제에 왜 회사가 나서는지?"
한편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JTBC가 최근 손 대표와 안 앵커와의 루머에 대해 법적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석희 동승자라는 안나경 앵커 루머에 대해 'jtbc가 직접' 법적대응에 나섰다는 얘길 듣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한다"며 "저는 손석희 사장이나 jtbc의 언론사, 언론인으로서의 태도나 역할, 자격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어도 그들 사생활이나 그 별의별 루머에 아무 관심도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앵커 개인의 루머 문제에 왜 회사가 나서는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우리 기업들 배임 문제에는 앞장서서 비판하는 방송사가 스스로의 문제에 그렇게 관대해서야 되겠나"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앵커와 대표의 사생활 관련 루머에 회사 차원에서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의원은 "연예인에게 루머가 나면 기획사가 대응하는 경우는 있어도 안나경 앵커가 연예인도 아니고, JTBC가 안 앵커의 기획사도 아니고,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며 "회사는 단지 그 분쟁관련 법적 절차에서 참고인 또는 증인으로 사실을 밝히는데 협조하고, 괜한 일에 회사가 엮여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을 그을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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