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과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 6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전 공모에서는 CA조경기술사사무소 등의 ‘딥 서피스(Deep Surface·깊은 표면)’가 선택됐다. 당선작은 역사성·시민성·보행성을 토대로 ‘지상은 비우고 지하는 채우는’ 디자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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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1일 공개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 ‘딥 서피스’ 투시도. 서울시 제공 |
우선 경복궁부터 세종문화회관 정면을 지나 광화문 사거리까지 거대한 공터가 만들어진다. 경복궁 앞쪽에는 3만6000㎡ 규모 ‘역사광장’, 역사광장 남쪽에는 2만4000㎡ 규모 시민광장이 조성된다. 광장 폭은 60로 기존보다 3배 가까이 넓어진다. 현재 10개 차선인 세종대로는 6개로로 줄어들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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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1일 공개한 광화문광장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은 10차선인 세종대로와 경복궁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율곡로가 모두 6차선으로 축소·이동되고, 그만큼 여유가 생긴 공간에는 현재보다 3.7배 커진 역사광장, 시민광장 등이 들어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 사진은 현재 광화문광장 전경. 서울시 제공 |
광화문 터줏대감인 이순신장군상은 옛 삼군부 터인 정부종합청사 앞,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으로 이전이 검토된다. 경복궁·북악산 전경을 막힘 없이 보고, 빈 공간에서 대형 행사를 열기 위해서다. 공모 심사를 맡은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심사 과정에서 이순신장군상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순신장군상·세종대왕상 이전은) 워낙 온 국민의 관심사라 연말까지 공론 과정을 거쳐서 충분히 시민 의견을 존중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광장 바닥에는 종묘마당의 박석 포장과 촛불혁명을 재해석한 문양을 넣는다. 광화문광장이 3·1운동부터 민주화 항쟁, 촛불집회까지 역사의 무대였음을 반영하려는 취지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비용 분담이 문제다. 국토부는 GTX-A 서울역이 있는 상황에서 광화문역을 추가하려면 서울시가 일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원목 서울시교통기획관은 “국토부에서도 서울의 교통문제는 물론 GTX-A 노선의 성공을 위해 광화문역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전 국민이 사용할 역이고 개통 예정인 2023년까지 여유가 있는 만큼 비용분담 문제를 향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광화문역 추가를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예산 10억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서울시는 또 일제강점기 때 훼손됐던 월대(月臺·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와 현재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의정부 터 복원을 추진한다. 세종로공원 부지에는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건립한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는 서울시 예산 669억원, 문화재청 예산 371억원 등 총 1040억원이 투입된다. 2021년 5월 완공 목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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