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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방 아들 "구소련 몰락에서 교훈 얻어야"… 시진핑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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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7 14:37:04 수정 : 2019-01-17 14: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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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전 총서기 후야오방(胡耀邦)의 아들이 구소련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어 현 공산당 지도부는 과도한 권력 집중을 피하고,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인 덩푸팡(鄧樸方)도 시진핑(習近平) 중국국가 주석의 대외정책에 쓴소리를 쏟아낸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개혁파의 거두였던 후야오방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은 지난 16일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지나친 중앙집권화와 경직된 계획경제로 몰락한 구소련의 치명적인 실수를 교훈삼아 중국은 이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후야오방은 198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직에 올랐지만 1986년 발생한 학생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1987년 실각했다. 2년 뒤인 그는 1989년 4월 중앙 정치국회의 도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같은 해 6월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올해 76세인 후더핑은 2013년까지 중국최대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임위원을 지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후더핑의 연설은 민간 부문과 개혁에 관한 주제였지만 그는 연설을 통해 구소련 붕괴의 주요한 배경을 지적하고, 중국이 어떻게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자본주의 국가들은 기술진보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뤘다”며 “그러나 구소련은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광둥성보다도 작다”며 “큰 형님이었던 구소련의 몰락은 유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더핑은 그러면서 “우리는 소련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하고, 끝까지 우리의 개혁을 강하게 밀어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중대한 개혁목록의 리스트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청중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적극적인 정치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시 주석의 정책노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덩샤오핑(鄧小平) 장남 덩푸팡도 지난해 9월 중국 장애인연합회 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되며 이를 악물고 개혁개방의 노선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국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견지하며 상호협력과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국제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새해 벽두 ‘릴레이’ 지도부 회의를 통해 시 주석의 절대 권력과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앙정법공작회의에서 “악독한 범죄 세력을 소탕하고 배후 세력까지 모두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중요한 담화 정신을 관철하는 것을 최우선 정치 임무로 규정하고, 시 주석의 정책인 ‘4개의식’(四個意識)과 ‘4개 자신감’(四個自信) 실천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도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한 당 노선을 지지하며 전면적인 반부패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미·중 갈등과 경제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당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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