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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넥타이

관련이슈 박미산의 마음을 여는 시

입력 : 2019-01-14 23:29:44 수정 : 2019-01-14 23: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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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정년퇴임을 하고 넥타이를 매는 날이 많이 줄었다.

어쩌다 넥타이를 매야 하는 날
거울 속 넥타이를 매만지는 나를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진다.

내가 넥타이를 매는 것인지
넥타이에 매달려 지금까지 내가 끌려온 것인지

거울 속 알 수 없는 나, 비로소 만난다.

원은희

넥타이는 정장과 함께 샐러리맨들이 선택한 액세서리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기 위해 정장보다는 넥타이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넥타이는 본인이 선택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조직의 규칙과 질서를 상징하게 되었다.

조직의 규칙과 질서에 순응하기 위해 남자들은 넥타이를 매기 시작하면서 그 조직에 소속감을 갖게 된다.

정년퇴임을 하면 소속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넥타이 매는 횟수가 줄어든다.

나는 어쩌다 넥타이를 매야 하는 날, 거울 속 넥타이를 매만지는 나를 보며 생각에 빠진다.

장자의 호접몽 같이 내가 넥타이를 매는 것인지 넥타이에 매달려 지금까지 내가 끌려온 것인지 모르겠다.

넥타이를 풀어버리고 나서야 거울 속 나를 비로소 만난다.

거울 속에는 장자의 나비 같은, 자유로운 내가 있다.

샐러리맨으로부터 벗어난 내 인생은 지금부터다.

박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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