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 배우 이순재(84)의 아내 최희정(79·사진)씨가 결혼 후 53년 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를 방송에서 밝혔다.
10일 방송된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 신년특집, 삶이 무어냐고 묻거든'은 올해로 연기 인생 63년을 맞은 '국민 배우' 이순재 특집으로 꾸며져 그의 연기 인생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최씨가 이순재와 결혼 53년차에 처음으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공개해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었다.
이날 방송에서 최씨는 이순재의 연극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향했다.
1966년 결혼해 53년 동안 남편을 내조해온 최씨는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촉망받던 무용가였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남편 내조에 전념해왔다.
최씨는 연기밖에 몰랐던 이순재를 대신해 결혼 초 5년 만에 얻은 아들의 돌 반지를 팔아 두평짜리 만둣집을 운영하면서 직접 배달도 하면서 가장 역할을 했다.
최씨는 "(남편이) 집에는 전혀 신경을 안 썼다"며 "부인이 무엇을 하는지, 자식들이 공부를 잘하는지, 무엇을 먹고사는지 신경을 안 쓴다"고 흉을 봤다.
이어 "제가 뭐라고 하니까 '집안에 열중하면 나가서 일에 집중을 못 한다'고 하더라"며 섭섭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도 예술을 해봤기 때문에 자꾸 머리 아픈 이야기를 하면 (남편이) 화면에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모든 걸 막았다"며 " 제가 모두 처리하고 어려운 이야기도 안 했다"고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게 된 이유까지 전했다.
아울러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의 부인은 그늘에 있어야 된다"라며 "대중에게 비추면 안 된다"고 53년 동안 남편의 그림자 역할을 해온 이유도 설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 K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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