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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시간입니다’… 과로사회 일본에서 부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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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08 16:22:35 수정 : 2019-01-08 16: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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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잠을 자지 못하는 직장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잠 부족으로 일본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피해가 1380억달러(155조11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각종 부작용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낮잠과 관련해 경직된 문화를 가진 일본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일본 정보기술(IT) 회사인 넥스트비트는 지난해부터 사내에 남·녀로 구분해 수면실 2곳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 수면실은 낮잠을 유도하는 아로마향이 감돌고, 소음이 철저히 차단돼 있다. 또 누울 수 있는 소파는 물론 휴대폰, 태블릿 PC, 노트북 반입을 금지시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넥스트비트의 임원 에미코 수미카와는 교도통신에 “균형잡인 식단이나 운동만큼 낮잠은 직원들의 능률을 높이는 데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잠을 충분히 자는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도입한 회사도 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크레이지는 하루에 여섯 시간 이상 자는 직원들에게 구내 카페에서 음식과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수면 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깔도록 했는데 직원들은 연간 최대 6만4000엔을 적립할 수 있다.

일본 회사들이 이런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건 직장인들의 수면시간이 다른 나라와 견줘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8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일본 성인은 하루에 평균 6시간35분 정도 자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평균보다 45분 적은 수치였다. 이 조사에서 수면시간이 많은 국가로는 핀란드 여성(7시간45분)으로 나타났고, 에스토니아나 캐나다, 벨기에 국민들도 상대적으로 수면 시간이 많았다. 건강기능성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푸지 료키에 따르면 일본 20세 이상 성인의 92.6%는 잠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낮잠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은 일본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일본은 업무 중에 조는 행위를 의미하는 ‘이네무리’라는 문화가 있는데 근면의 상징이지만 직급 별로 조는 자세를 구별하는 등 경직된 관습으로 지적됐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의 이런 변화에 맞춰 근로자들이 점심을 먹고 최대 30분간 낮잠을 곳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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