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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등급 올리려… ‘여친 인증샷’ 회원 무더기 검거

입력 : 2018-12-26 19:45:41 수정 : 2018-12-26 19: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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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신체부위 몰카 올리고 유포 / 외모 평가·성희롱 등 ‘2차 피해’ / 경찰, 성폭력혐의 남성 13명 입건
“내 여친 ㅍㅌㅊ(평범한 수준이라는 인터넷 용어)?”

지난달 말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여러 이용자로부터 일반 여성을 몰래 촬영한 사진 수십장이 올라왔다. 이들은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의 여자친구라며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외모 평가를 부탁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성희롱과 2차 가해를 일삼는 일베 회원을 처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동의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경찰 조사에서 일베 회원들은 ‘관심’을 받으려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일베 회원 13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일베 게시판에 여성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 찍은 사진을 ‘여친 인증’이란 제목으로 올리고 다른 사이트에도 퍼나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의 평범한 회사원이나 대학생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일베 사이트에서 등급 상향을 받기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했다.

일베 회원들이 장난 삼아 올린 ‘여친 인증’은 명백한 범죄다. 동의를 얻지 않고 촬영했다면 5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촬영을 허락했더라도 유포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친고죄가 아니므로 피해자 고소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입건된 남성들은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 일베 사이트는 자신이 올린 글이나 댓글이 다른 이용자에게 추천수를 많이 받으면 아이디 레벨이 올라가는 구조다. 레벨에 따라 초록색부터 빨간색까지 색깔도 변한다. 레벨이 20대가 되면 ‘빨고렙’이라 불리며 사이트 내 유명인사가 된다. ‘도를 넘는’ 관심 유발 행위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내용보다는 추천을 받는 게 우선이란 심보다. 일베 회원 중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다 보니 성적 농담이나 성희롱성 콘텐츠가 단골로 등장한다.

이처럼 ‘가볍게’ 올린 사진 속 여성들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본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4월3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인터넷에 올린 여성 불법촬영물 2만7839건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불안감에 시달리다 대인기피증까지 호소한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측은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 중에서도 2차 피해가 매우 큰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김청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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