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5일 1년 꼬박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이 있다. 기존에 자주 불리던 생일축하노래는 누군가가 불러줘야 하는데, 바쁜 일상에 치여 혼자 생일을 보내는 사람들에겐 이마저 듣기도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 놓인 외로운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 회사원이 나섰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축하사절단'이라는 이름의 작곡가 겸 음악 PD로 활동 중인 정훈 씨다. 지인들은 그를 레크레이션 강사나 이벤트 전문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한 회사에서 '부장님'으로 불리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한때 꿈이 작곡가였던 그는 신화, 쿨 등의 유명 인기 가수 앨범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키워왔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해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게 됐다. 결국 정훈 씨는 작곡은 취미로 남겨두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막내아들의 생일을 기념한 노래를 만들어 부른 일을 계기로 매일매일 축하노래를 듣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선물했다. 그렇게 올해로 3주년을 맞았고, 생일 축하 영상이 담긴 게시물은 2천 건에 달한다.

한 네티즌은 "오늘 생일인데 너무 우울해서 생일 축하 노래나 들으려고 검색하다가 듣게 됐다"며 "내 생일인 10월 8일이 가사에 들어있어 더 특별한 축하를 받은 것 같아 기분 좋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이외에도 "생일인 친구들에게 추천해줬다", "홀로 생일을 자축하는데 큰 위로가 됐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로지 생일만을 축하하는 것은 아니다. 입학, 졸업, 결혼 등 행사를 위한 축하노래도 존재하며, 퇴근, 퇴사를 위한 노래도 있다. 특히나 퇴근 축하노래는 가사 부분의 '생일'을 '퇴근'으로 개사해 불러 퇴근의 기쁨을 그대로 전하고자 직접 퇴근 복장으로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정훈 씨는 큰 인기를 얻고 있지 않지만 홀로 생일을 보내는 이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한 앞으로도 매일 매일 생일 축하 노래를 만들고 부를 것이라고 전했다.
손유빈 기자 nattobin@segye.com
사진='축하사절단' 블로그,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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