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5년 이상된 경로당 건물 내·외부에 단열재를 추가 시공하고 노후한 창호는 삼중유리 창호로 교체해 단열성능을 높였다. 형광등 등 기존 조명은 철거하고 밝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기요금 절약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 LED조명으로 교체했다. 이 리모델링 작업에는 건축구조 분야 전문기술자의 구조안전진단, 석면조사, 설비노후도 등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치며 안전성을 확보했다.

오래된 경로당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로 바뀌면서 에너지 비용은 줄어들고 어르신들은 더 쾌적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서울시는 건물에너지 저감과 이용효율 향상을 위해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BRP)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건물 단열재를 바꾸거나 조명과 보일러를 고효율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건물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주택과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절감시켜 온실가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서울시 전체 에너지 소비의 56%, 전력 소비에선 83%를 차지한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지면 서울시 전체 에너지 소비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건물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건물 단열재 강화, 고효율 인증 LED조명 교체, 냉·난방 효율 향상 공사 등 14개 종류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 참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기 위해 공사비를 장기저리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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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열보강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
시는 올해 민간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시설개선 참여 확대를 위해 150억원 규모의 융자지원 제도를 운영했다.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시중보다 금리를 크게 낮춘 저금리(1.45%, 고정금리) 장기(최대 8년) 조건이다. 주택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 건물은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20억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은 주택이나 건물 소유자가 BRP를 추진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며, 단열개선·LED조명 등 에너지 절약시설로 교체할 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택 813개소에 71억7300만원, 건물 14개소에 45억9700만원 등 총 117억7000여만원을 융자 지원했다. 그 결과 총 827개소가 에너지 효율화 공사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펼친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으로 연간 1449TOE의 에너지 절감이 예상되며, 이는 일반 가정 2만가구 이상의 한 달 전기 사용량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33억8500만원을 투입해 28곳의 경로당과 어린이집 등 소형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절감형 리모델링 사업을 벌였다.
또 서울시는 시립병원을 대상으로 건물 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인 건물 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도입했다. BEMS는 건물의 에너지 사용 기기에 센서 및 계측기를 설치하고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계해 에너지원 및 용도별 상세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에너지 사용 정보를 분석해 설비의 자동제어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다. 건물 특성에 따라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자동제어를 통해 상태를 최적화하는 특성이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서북병원을 시작으로 보라매병원, 서남병원, 서울의료원을 대상으로 BEMS 설치를 마쳤다. 4곳의 시립병원에서는 연간 721.9TOE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를 확대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노후 가스보일러는 가스 누출과 배기통 이탈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특히 겨울철 미세먼지를 줄이는 동시에 보일러 교체로 인한 13% 정도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열효율이 12% 높아 연간 13만원의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가구당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8분의 1로 저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에너지 절감 실적에 따라 최대 5만마일리지의 에코마일리지를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서울시는 올해까지 공공기관에 LED조명을 100%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실내조명 153만개와 실외조명 47만개를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에너지절감형 사업이다. 저소득층 및 사회복지시설의 조명을 LED로 변경하는 등 다각적인 건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황보연 서울시기후환경본부장은 “친환경 보일러를 보급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미세먼지를 줄이고, 똑똑한 에너지 사용으로 낭비를 막는 건물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서울시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에너지를 절약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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