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모임’은 2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한 9·19 남북군사부문 합의 국민 대토론회에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의 안보태세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 군사합의 이후 예비역 장성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종구·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들과 함께 박관용 전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김진 전 상임고문 등 보수인사, 보수성향 시민단체 회원 등 1000여명이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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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 맞은 백선엽 장군까지… 한자리에 모인 전 장성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9·19 남북 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한 예비역 장성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앞줄 왼쪽 두번째 )이 앉아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 8군 주관하에 백장군의 99세(白壽) 생일 깜짝 행사가 열렸다. 서상배 선임기자 |
예비역 육군대장인 이종구 전 국방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국가안보 차원의 위기는 건국 이래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심하게 분열돼 있고, 세계 최상의 연합방위체제로 평가받는 한미연합방위체제는 구조적인 변화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표자로 나선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9·19 합의는) 군비통제의 절차와 원칙을 위배함으로써 군사적 불안정성을 확대했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합의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남북 합의가 전방지역 감시를 어렵게 함으로써 북한 기습을 허용하고 과도한 대응을 초래할 빌미를 줬다고도 했다. 특히 열세인 해병대 전력을 우세한 해·공군과의 합동작전으로 보충하는 국군 작전체계가 이번 합의로 ‘뿌리째’ 훼손됐다는 주장도 폈다.
또다른 발표자인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공자(攻者)와 방자(防者)의 구분을 무시하고 방자인 한국군의 감시·정찰·조기경보 능력을 제약한 것은 9·19 군사 합의의 최대 문제점”이라고 비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남북 합의로 (한국 안보 상황에 위협이 되는) ‘완벽폭풍(Perfect Storm)’을 만드는 조건들이 완벽하게 결합하는 중”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예비역 장성 415명은 토론회에서 5개 대정부 요구사항을 포함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도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과 안보·동맹 역량 훼손 반대 △정부 안보·국방·동맹정책 재검토 △훈련 축소 최소화와 전시작전통제권 현 체제 유지 등이 이들의 요구에 포함됐다.
예비역 장성들은 “이번 남북한 군사합의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북한이 군사합의를 악용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성을 진지하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남겼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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