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트로트(성인가요)가 사라져 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요즘 가요계는 10대들을 위한 아이돌 세상입니다. 30대에서 60대 이상이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없어요. 노래방을 가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죠. 남들이 무시하는 트로트이지만, 누군가 지켜줄 사람이 있어야 했죠.”
이원찬(53) 감독은 자신이 성인가요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감독은 아역 탤런트 출신으로 현재는 성인가요 쇼프로그램 제작·연출자로 성인가요 업계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그가 연출하는 예능쇼 ‘노래하는 가요청백전’은 국내 유일한 성인가요 버라이어티 쇼다.
지난해 10월 28일 방송을 시작해, 최근 1주년을 맞았다.
케이블 채널 성인음악 방송 ‘가요TV’를 비롯해 ‘HQTV’ ‘민방식스나인TV’ ‘ETN’ ‘JJCTV’ ‘마이펫티비’ 등 8개 채널을 통해 주 1회 본방송과 3∼4회 재방송이 송출되고 있다.
개그맨 황기순과 방송인 이파니가 진행을 맡고 있으며, 성인가요 가수들이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친다.

노래 이어부르기, 몸짓으로 말해요 등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KBS1 ‘가족오락관’과 비슷한 게임이 진행된다. 다만 게임의 대부분의 주제는 성인가요다.
“사라져가는 우리 성인가요를 대중들에게 쉽게 들려주고 알려드리려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트로트 가수만 등장하지 않습니다. 록 가수, 탤런트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이 출연합니다. 또한 다양한 게임을 진행해 오락프로그램의 재미도 가지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감독은 특히 방송에서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때 모두 라이브로 진행된다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가수다. 우리 프로그램에서 립싱크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72년 TBC 아역탤런트 13기로 ‘돌아온 외팔이’를 통해 방송계에 데뷔했다. 당시 나이는 7살.

이후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옮겨 ‘비내리는 영동교’ ‘슈퍼바람돌이’ ‘돌아이’ 등 7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29살부터는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연출을 배웠다.
현재는 쓰리나인종합미디어 대표이사 겸 광화문사단 이사를 맡고 있는 동시에 광고, 영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도 준비 중이다. 역시 소재는 ‘성인가요’다.

“트로트 영화를 준비 중입니다. 제목은 ‘트로트’입니다. 50대 트로트 가수 김팔봉과 20대 록 가수 강혜리가 서로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세대간 갈등과 성인가요의 의미 등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이 감독은 올해 방송 프로그램 연출과 광고 및 뮤직비디오 촬영 등으로 바쁘게 보냈다. 내년에는 영화 개봉 준비로 더욱 바쁠 예정이다. 그는 “쇼 프로그램 연출자든 광고 감독, 영화 감독이든 내가 추구하는 것은 하나”라며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만들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이게 내 목표고 꿈이다”라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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