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통계청을 인용해 독일의 3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2% 하락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 영국의 EU 탈퇴 등 시장에 혼란이 생겼을 때마다 유럽 경제에 ‘기관차’ 역할을 했던 독일이 하향세를 보인 건 예상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 구조적 원인이 지속될 경우 위기의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미국이 중국에 관세 장벽을 올린 영향으로 중국이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제품 수비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만약 이런 흐름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다면 유로존에 소속된 다른 국가에 나쁜 뉴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이탈리아가 최근 EU와 예산 규모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소식이 전해져 EU 전체에 미치는 충격파가 더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EU가 요구한 예산안 수정 제출 마감 시한인 13일 “당초 예산안에 어떤 수정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지난달 이탈리아가 확장 예산을 편성할 경우 채무가 급증해 EU 전체의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예산안 수정을 요구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국내총생산의 130%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채무를 갖고 있지만 오성운동 등 포퓰리즘 정당은 지난 4월 집권에 성공한 뒤 복지 예산 확충 등을 골자로 하는 재정지출을 대폭 늘린 예산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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