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갈이, 이 악물기 등 나쁜 습관과 긴장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
직장인 김모(37·여)씨는 얼마 전부터 입을 크게 벌리거나 하품을 할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 증상이 생겼다. 처음에는 통증이 없고, 증상도 금방 사라져 개의치 않았다. 날이 갈수록 점점 입을 벌리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걱정돼 달려간 치과에서는 ‘턱관절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턱관절장애의 주된 증상은 씹고, 말하고, 침을 삼키고, 하품하는 일상적 행위가 불편해지거나 통증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통증에 따라 생기는 기분장애 및 수면장애를 유발한다. 방치하면 영구적인 안면 비대칭이 발생해 사회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턱관절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식사, 하품, 노래 부르기 등으로 오래 입을 벌리고 있거나, 턱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주로 생기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악무는 습관, 이갈이, 입술·손톱·연필 물어뜯기 등 바르지 못한 습관도 원인이다. 아래 치아와 위 치아의 부정교합이나 골격 이상과 함께 스트레스, 불안, 긴장, 우울 등의 심리적 원인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조정환 교수는 “안면부의 과도한 긴장감을 야기하거나 턱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반복하는 직업군에서 특히 많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인의 직업 분류에 따른 턱관절장애 분포 조사에서 교사, 상담원 등 업무상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과 경찰, 소방 등 공공서비스 종사자들에게서 턱관절장애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물리·약물 치료, 교합안전장치, 수술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 선택
턱관절장애 초기에는 약물과 물리치료로도 가능하다.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사용해 근육 긴장을 해소하고, 냉온요법을 사용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필요에 따라 관절 내 주사 등 주사요법도 쓰인다.
턱관절 환자에 대체로 많이 쓰이는 교합안정장치(스프린트)는 아래턱이나 위턱의 모든 치아를 덮는 틀니와 유사한 장치다. 턱관절, 근육, 치아를 보호하고 턱관절과 교합을 안정시킨다. 이 장치는 턱관절이 안정되고 증상이 개선되는 몇 개월간 담당의사에게서 조정을 받아야 한다. 환자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법이 효과가 없거나 턱관절에 구조적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이나 관절 성형수술을 받는다. 이러한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는 전체 턱관절장애 환자의 5%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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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관절 교정 전(위 사진)과 후의 모습 |
턱관절장애를 예방하려면 평소 이갈이, 이 악물기, 손톱 물어뜯기, 껌 씹기, 턱 괴기,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계속 움직이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트레스는 저작근을 포함한 두경부 근육을 지속적으로 수축시켜 턱관절 장애 외에 두통 등의 추가적인 증상도 야기하는 만큼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하다. 평소 무의식중에 위, 아래 이가 맞물려 있다면 반복해서 얼굴에 힘을 빼줌으로써 턱관절과 근육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급적 턱을 옆으로 틀면서 씹게 하는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조 교수는 “턱관절장애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80%는 완쾌할 수 있다. 턱관절장애가 치료되면 두통을 포함한 목, 어깨 통증도 개선되는 환자도 있다”며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관절 쪽에서 소리가 나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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