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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에 한국인 1700명 고립 … "군 수송기 긴급 투입"

입력 : 2018-10-26 18:05:29 수정 : 2018-10-26 22: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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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위투’ 사이판 강타… 공항 폐쇄
최대 풍속 시속 290㎞ 달해/국제공항 시설물 심각한 피해/복구까지 한 달 이상 걸릴 듯
전기·수도 끊기고 휴대폰 불통/관광객들 “유아용품 부족” 호소/28일부터 제한적 공항 운영 재개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위투’로 최소 1명이 숨지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이판에 체류하다 고립된 한국인이 1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전기 등의 복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사이판 공항 재개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고립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아수라장 초강력 태풍 ‘위투’가 휩쓸고 간 사이판에서 26일(현지시간) 차들이 장난감처럼 전복되고 야자수들이 심하게 훼손돼 있다.   사이판=연합뉴스
아수라장 초강력 태풍 ‘위투’가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간 26일(현지시간) 사이판 국제공항의 건물들이 허물어지고 곳곳에 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사이판=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위투는 전날 사이판, 티니언 등 15개 섬으로 이뤄진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필리핀과 대만 방향으로 이동했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44세 여성이 버려진 건물에서 태풍을 피하다 강풍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졌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상 사이트 ‘웨더 언더그라운드’의 발표를 인용해 최대 풍속 시속 290㎞의 위투가 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태풍) 중 1935년 발생한 5등급 허리케인 ‘스리’ 이후 가장 강력한 폭풍이었다고 전했다. 그레고리오 킬릴리 카마초 사블란 북마리아나 제도 의원은 “사이판 남쪽의 주택 지붕이 모두 날아가고 고등학교 등 많은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피해가 복구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티니언에 살고 있는 후아니타 멘디올라는 “콘크리트로 축조된 가옥도 무너질 정도여서 거의 모든 집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제26호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 해변에 강풍으로 코코넛 열매들이 떨어져있다. 연합뉴스
현지 당국은 의료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로에 쌓인 잔해를 치워 고립된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키는 등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800여명이 이미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지만, 24일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휴대전화 통화가 원활하지 않아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슈퍼 태풍 ''위투''가 덮친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섬의 전신주들이 쓰러지거나 기울어져 위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투에 따른 한국인 피해 상황은 현재 보고되지 않았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은 고립이 장기화될지 모른다며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판 서남쪽 한 대형 리조트에 머물고 있는 오모(37·여)씨는 “자녀 동반 관광객이 많이 찾는 리조트인 까닭에 유아용품이 부족하다”며 “재난에 사람이 죽을 수 있고, 재난이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여기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건 귀국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항 관제탑 등이 심하게 망가져 복구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고 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사이판 국제공항은 27일 잔해 제거 작업을 마치고 이르면 28일 제한적으로 운영을 재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등 한국 항공사들은 활주로 유도등 고장으로 야간 이착륙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운항 스케줄이 잡히는 대로 주간에 대체기를 도입해 신속히 관광객 수송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사이판공항 폐쇄로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 관광객들을 군 수송기를 이용해 괌으로 이송한 뒤 귀국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범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괌 우회 방식’으로 관광객들을 귀국시키기로 하고, 27일 군 수송기를 현지로 보내기로 했다. 현지 정보를 종합할 때 사이판공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 공항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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