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단기간 8000m급 14개 봉 오른 산악인 김창호, 13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산악인 김창호(49·사진) 대장을 포함한 한국인 5명 네팔인 4명 등 최소 9명이 히말라야 등반 도중 베이스캠프에서 숨졌다.

13일(현지시간) 히말라얀타임스는 네팔 경찰 등을 인용해 지난 12일 밤 팀장 김창호씨를 포함한 산악인 한국인 4명과 네팔인 등 최소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숨진 한국인은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를 이끈 김창호 대장을 비롯해 함께 등반한 이재훈 씨, 임일진 씨, 유영직 씨, 정준모 씨로 확인됐다. 

네팔 당국은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13일 새벽 헬기를 파견했으나 악천후로 인해 사건 지점에 착륙할 수 없었다. 

이들은 이날 아침 사고 지역 날아간 헬기 수색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구조를 위해 헬기 조종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고 현장이"산사태와 눈폭풍이 덮친 베이스 캠프가 회복 불능 상태로 파괴됐다"고 전했다.

네팔 경찰은 도보로 사건 현장에 갈 예정이며 오는 14일 사고가 발생한 베이스캠프에 당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레킹 캠프 네팔'의 왕추 셰르파의 상무이사는 "지난 12일 폭설에 이어 산사태로 인해 원정대의 베이스캠프가 해발 3500m 지점에 매몰됐으며, 탐험대는 고지로 향하기 위해 날씨가 잠잠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며 사건 당시 경황을 설명했다.

구르자히말 전경. 사진=히말라야타임스 캡처

김창호 원정대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1월 11일까지 45일간 구르자히말 원정을 떠났다.  구르자히말은 높이 7193m에 달하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무리의 봉우리 중 하나다.  원정대는 김창호 대장을 포함해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4·식량·의료 담당), 임일진(49·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김창호 대장은 세계 최단 기간(7년 10개월 6일) 보충용 산소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8000m급이상의 14개 봉을 오른 한국인이자 14개 봉 완등에 성공한 8번째 세계인이다.

앞선 세계 최단 기간 완등 기록은 폴란드의 예지쿠크즈카가 보유한 최단 기간 완등기록인 7년 11개월 14일이었다.

2008년에는 파키스탄 카라코람 바투라 2봉을 세계 초등하고 2012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아시아 황금피켈상을 수상 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네팔 강가푸르나 남벽 직등 루트를 오르고 있는 김창호 대장과 그의 팀원들. 사진=노스페이스

특히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 10월 네팔 히말라야의 아샤푸르나(해발고도 7140m) 정상 100m 앞까지 새로운 루트를 개척한 데 이어 강가푸르나(해발고도 7455m)까지 남벽 직등을 세계최초로 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사진=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