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니로 EV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니로 EV는 전기차 특유가 강한 토크, 정숙성 등을 강화한 동시에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짧은 주행거리 또한 상당히 극복했다는 평가다.
기자는 지난 11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니로 EV를 타고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경기 파주의 카페 벙커힐까지 100㎞ 구간까지 달렸다.
![]() |
니로 EV |
당장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자 경쾌하게 오르는 가속 감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강한 토크가 이런 체험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니로 EV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8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니 그 즉시 가속감이 극대화되는 게 느껴졌다.
전기차답게 가속 중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저속 주행 시에는 시동이 걸렸는지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다만 이렇게 차량 자체에서 나는 소음이 거의 없고 SUV라는 특징 때문인지 고속주행 중 풍절음은 꽤 크게 느껴지는 편이었다.
1회 충전주행거리 자체가 385㎞(64㎾h 모델)로 전기차 최고수준인 데다 실제 전비(전기차 연비)도 상당해 어지간한 장거리 주행에서도 불안감 없이 운전이 가능할 것 같았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1회 충전 주행거리로 니로 EV와 비교할 수 있는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코나 EV(406㎞), 한국GM 볼트 EV(383㎞) 정도다.
기자가 48.5㎞ 거리를 주행했을 때 계기판에 찍힌 전비는 ㎾h당 7.1㎞였다. 공인 수치인 5.3㎞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니로 EV의 주행가능거리 연장에 기여하는 장치 중 하나가 바로 회생제동시스템이다. 이는 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시에 차량을 감속하는 역할을 한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로 이 시스템을 단계별로 작동 가능했다. 그 단계가 높아질수록 가속페달을 놓을 시 급제동하는 듯한 움직임이 강해졌다. 운전자가 도로 사정에 따라 이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니로 EV는 전방충돌방지(FCA), 차로유지보조(LF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편의사양이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이 기능 활용 시 차가 앞차와 간격을 인지해 알아서 가속, 감속하고 스티어링휠까지 조작해 운전자가 손을 떼더라도 고속도로 주행을 안정적으로 보조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까지 확인해 적정 속도까지 낮추기도 했다.
겉보기와 달리 넓은 실내공간은 큰 장점이다. 기아차 측은 “5인 가족이 여유롭게 패밀리카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기차”라고 말했다. 니로 EV는 휠베이스(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 간 거리) 길이가 2700㎜로 준중형 SUV인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 더 길다. 적재용량은 451L이고 뒷좌석을 접으면 1405L까지 확장할 수 있다.
니로 EV는 64kWh 배터리를 기본으로 2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시 △프레스티지 4780만원 △노블레스 4980만원이다. 여기에 서울 기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혜택을 추가하면 △프레스티지 3080만원 △노블레스 328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주행거리가 짧은 ‘슬림 패키지’(39.2kWh 배터리 적용)의 경우 기본 모델 대비 35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김승환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