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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노출 … 보는 얼굴이 화끈거린다

입력 : 2018-09-10 21:02:27 수정 : 2018-09-10 21: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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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여성 性 상품화’ 논란 지속 / 솔로음반 낸 소리, 선정적 쇼케이스 / 파격 넘어 민망할 정도로 몸매 강조 / 군부대 ‘비키니 위문공연’ 파문에도 / 자숙은커녕 ‘노이즈 마케팅’ 노림수
여성의 성 상품화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중 음악계와 공연계 일부에서는 오히려 성 상품화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걸그룹 ‘코코소리’의 멤버 소리(가운데)가 자신의 솔로 음반 발매 쇼케이스에서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야한 춤을 추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의 성(性) 상품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대중 음악계와 공연계에서는 반대로 성 상품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비키니쇼’로 점철된 군부대 위문공연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는데도, 일부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논란을 기회로 삼으려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동자아트홀에서 여성듀오 코코소리의 소리 솔로 음반 ‘터치’(Touch) 발매 쇼케이스가 열렸다.

코코소리는 2016년 싱글 앨범 ‘다크서클’로 데뷔한 2인조 걸그룹이다. 큰 인기는 아니지만, 코코소리만의 매력으로 꾸준히 활동해 고정팬들이 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 도쿄 디즈니랜드 방문기 등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코코소리의 모습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쇼케이스는 평소 모습과 전혀 달랐다. 소리는 골반까지 노출된 흰색 하이레그 수영복에 흰색 망사 스타킹을 신은 채 무대에 올랐다. 파격을 넘어 민망할 정도였다. 안무 또한 가슴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물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주요 부위만 아찔하게 가린 몸매를 유난히 강조했다.

소리는 “라틴 가수 샤키라처럼 건강하고 밝은 섹시함을 전하고 싶었다”며 “코코소리 때는 항상 귀엽고 독특한 콘셉트로 갔지만, 솔로 가수에 도전하면서 이미지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터치’에서는 ‘건강하고 밝은 섹시함’을 느껴보기 힘들었다. 샤키라나 비욘세, 리애나 등이 지니고 있는 강렬하면서도 시원하고 매혹적인 섹시함과는 색깔이 다르다. 곡 또한 기존 아이돌 여자 가수들의 노래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이날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도 선정성은 넘쳐났다. 소리는 뮤직비디오에서 입고 있던 핫팬츠를 벗고 빨간색 비키니 차림이 된다. 카메라는 그런 소리의 하반신 뒷모습을 클로즈업하며 따라간다. 다른 사람이 소리의 비키니 상의 끈을 풀고, 이에 소리가 놀라는 모습도 담겼다.

지난달 4일에 공개한 유튜브 영상 ‘소리의 긴급기획!! 뮤직비디오에서 입을 비키니를 골라주세요’ 역시 지나치게 야했다. 영상 속에서 소리는 6개의 수영복을 직접 입어본다. 뮤직비디오에 사용할 비키니를 고르기 위해서다. 하지만 카메라는 이를 핑계로 소리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걸크러쉬

아이돌 여자 가수들의 성 상품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대중문화계가 ‘아이돌’과 ‘걸그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 상품화는 더욱 노골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걸그룹 ‘유니티’(UNI.T)는 공식 데뷔 전에 파격적인 안무로 선정성 논란을 낳았으며, 최근 종영한 엠넷 ‘프로듀스 48’에서는 롤리타 콤플렉스 지적이 일었다.

공연·축제계에도 성 상품화 논란이 일기는 마찬가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거나 자살 예방 콘서트 등 건전한 주제를 내세운 콘서트임에도 야한 복장을 한 여자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대학 축제 등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에서는 선정적인 춤을 추는 여성 댄서들의 무대 연출이 기본이다. 파격적인 안무를 구사하는 일부 댄서는 인기가 이미 아이돌 가수를 넘어설 정도다. 이들은 지나치게 짧은 하의와 가슴이 훤히 보이는 상의를 입고, 가슴과 엉덩이 등을 강조한 춤을 선보인다. 관객은 ‘야한’ 안무에 환호를 보내고, 여성 댄서들은 더욱더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과격한 춤을 춘다.

공연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자들이 주요 관객인 공연에서도 선정적인 춤을 추는 댄서나 야한 옷을 입은 가수들이 무대를 채운다”며 “관객과 공연 취지를 고려하지 않고 야하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공연 기획자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14일에는 경기 안양 소재 군부대에서 열린 외부단체 위문공연에서 피트니스 모델 여성 선수가 대회용 비키니를 입고 포즈를 취하자, 군인들이 이에 열광하는 장면이 유튜브를 탔다. 곧바로 성 상품화 논란이 일었다. 3일 뒤 수도방위사령부는 “당시 공연은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후원한 것으로 부대 측에서는 공연인원과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 수 없었다”며 “성 상품화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했다.

군부대 위문공연에서는 ‘섹시 가수 경계령’이 발동됐다. 선정적인 의상을 입거나 춤을 추는 가수들의 출연이 중단됐다.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축제에서도 뒤늦게 청순, 행복, 용기, 치유, 회복 등의 콘셉트를 가진 가수들을 물색하고 있지만 한동안 성 상품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싶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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