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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연합뉴스 |
특사단은 ‘9월 평양 정상회담 일정 확정’ 등의 과제를 받아들고 이날 오전 7시40분 무박1일 일정으로 평양으로 향했다. 당초 실무적 협의만 마친 뒤 귀국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데다 북측 지도부와 만찬까지 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특히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지난 2주간 두문불출했던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에 미뤄 북측이 비핵화와 관련한 전향적 메시지를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만찬이 이뤄진 점을 들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만찬 상대 역시 김 위원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사단은 만찬 직후 평양을 출발해 오후 9시40분 귀환했다. 정 실장은 귀환 뒤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지만 만면에는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특사단은 바로 청와대로 이동,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대국민 보고는 6일에 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일정 외에 특기할 만한 내용을 브리핑에서 밝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물밑 협상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 및 북·미 협상 촉진에 관한 상당한 합의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를 공식화하는 것은 남북정상회담 몫으로 남겨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를 특사단에 밝혔다면, 정 실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협상 결과를 전달할 전망이다. 이 메시지가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간 의견차를 좁힐 방안이 될지 주목된다. 정 실장은 지난 3월 1차 방북 때도 ‘비핵화 협의 등을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북·미 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직접 전 세계에 공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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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北 농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한 5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 농가와 들판이 평화로워 보인다. 파주=남정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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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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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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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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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단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5인의 대북 특사단은 평양에 11시간 40분을 체류하며 남북정상회담 일정·남북관계 진전·비핵화 방안 협의를 마치고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환했다. 청와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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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조선노동당 기계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고인이 생전에 받았던 훈장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달 21일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 이후 16일 만이다. 연합뉴스 |
특사단은 평양 현지 상황을 팩스를 통해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문 대통령의 훈령 수령 등 보안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비화(?話), 즉 암호화 기능이 추가된 팩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특사단 5명 외에 관계부처에서 나온 실무진 6명이 수행 역할을 맡아 방북길에 동행했는데, 이들 중 1명이 청와대와의 연락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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