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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보내는 김정은 메시지' 이번에도 가지고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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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5 21:58:34 수정 : 2018-09-14 14: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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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단, 김정은 면담 후 귀환 / 두문불출하던 金위원장 나타나 / 비핵화 전향적 메시지 가능성 / 北측과 예정에 없던 만찬까지 / 청와대 “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남북, 北·美관계 개선 청신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별사절단(특사단)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3월5일 1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의 만찬 겸 면담을 통해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닦은 지 꼭 6개월 만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출발하고 있다. 특사단 5명은 특별기를 타고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연합뉴스

특사단은 ‘9월 평양 정상회담 일정 확정’ 등의 과제를 받아들고 이날 오전 7시40분 무박1일 일정으로 평양으로 향했다. 당초 실무적 협의만 마친 뒤 귀국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데다 북측 지도부와 만찬까지 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다. 특히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지난 2주간 두문불출했던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에 미뤄 북측이 비핵화와 관련한 전향적 메시지를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만찬이 이뤄진 점을 들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만찬 상대 역시 김 위원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사단은 만찬 직후 평양을 출발해 오후 9시40분 귀환했다. 정 실장은 귀환 뒤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지만 만면에는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특사단은 바로 청와대로 이동,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대국민 보고는 6일에 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일정 외에 특기할 만한 내용을 브리핑에서 밝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물밑 협상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 및 북·미 협상 촉진에 관한 상당한 합의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이를 공식화하는 것은 남북정상회담 몫으로 남겨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김 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를 특사단에 밝혔다면, 정 실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협상 결과를 전달할 전망이다. 이 메시지가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간 의견차를 좁힐 방안이 될지 주목된다. 정 실장은 지난 3월 1차 방북 때도 ‘비핵화 협의 등을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북·미 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직접 전 세계에 공표한 바 있다.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北 농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한 5일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 농가와 들판이 평화로워 보인다.
파주=남정탁 기자


특사단은 서해 직항로를 거쳐 9시쯤 평양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특사단은 이륙 5분 전 트랩 앞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여 출국 인사를 했다. 대표단 일원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오른손에는 문 대통령 친서가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갈색 가죽가방이 들려 있었다.

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대북 특별사절단 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이 5일 오후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사절단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5인의 대북 특사단은 평양에 11시간 40분을 체류하며 남북정상회담 일정·남북관계 진전·비핵화 방안 협의를 마치고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환했다. 청와대 제공
16일 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주규창 전 조선노동당 기계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고인이 생전에 받았던 훈장들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지난달 21일 묘향산의료기구공장 현지지도 이후 16일 만이다.
연합뉴스
특사단은 순안공항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게, 곧장 이동한 고려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특사단은 9시35분부터 고려호텔에서 이들과 39분 간 환담했다. 이후에는 공식면담을 위해 10시22분 모처로 출발했다. 김 부위원장은 환담 도중인 9시55분쯤 먼저 자리를 떴는데, 서훈 국정원장,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남·북·미 막후 3각 소통채널의 핵심인 김 부위원장이 먼저 이동했다는 점에서 특사단과 김 위원장 면담이 성사됐다는 추측이 이때부터 나왔다. 특사단이 1차 방북 때와 똑같은 멤버로 구성된 만큼 특별한 탐색전이나 기싸움 없이 일사천리로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평양 현지 상황을 팩스를 통해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문 대통령의 훈령 수령 등 보안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비화(?話), 즉 암호화 기능이 추가된 팩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특사단 5명 외에 관계부처에서 나온 실무진 6명이 수행 역할을 맡아 방북길에 동행했는데, 이들 중 1명이 청와대와의 연락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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