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비매너" vs "영리"…황희찬, 왜 논란 이어지나

관련이슈 아시안게임

입력 : 2018-08-29 06:00:00 수정 : 2018-08-29 07:32:0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스토리 왜] 비매너·사포·세러머니 논란의 근원과 해소 방안
3-3으로 팽팽히 맞서던 지난 27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 13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황희찬은 숨을 한번 몰아쉬더니 침착하게 골을 만들어냈고 이 골은 대표팀의 4강행을 결정지었다.

황희찬은 페널티킥을 성공한 후 유니폼 상의를 벗은 뒤 조용히 하라는 ‘쉿’ 제스처를 취하고 카메라를 향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등번호 쪽을 보였다. 황희찬은 중앙선으로 걸어갈 때까지 꽤 오랫동안 상의를 탈의한 채 골 세러머니를 이어갔고, 경고를 받은 뒤 유니폼을 다시 입고 경기에 임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서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승리의 히어로는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였지만, 결승골의 주인공인 황희찬도 황의조 만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결승골 직후 보인 세러머니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황희찬, 상의 탈의 세러머니…계산된 옐로카드?

황희찬의 27일 골 세러머니는 규정상 당연히 경고를 받을 행동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들이 정치적인 문구 등을 속옷이나 몸에 새길 수 있다는 이유로 ‘상의 탈의’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황희찬이 이 부분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황희찬이 경고를 감수한 이유는 대회 규정상 8강까지 쌓였던 경고는 모두 소멸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희찬은 16강전까지 경고를 하나도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 황희찬이 8강전에서 받은 하나의 경고는 4강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황희찬은 어차피 사라지는 경고를 받고 승리를 확실시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 고도의 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팬들, “비매너, 도발적” vs “영리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골 세러머니를 두고 축구팬들은 “매너없는 행동이었다”는 의견과 “영리했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니었고 심판도 계속 따라가고 있었는데 끝까지 옷을 벗고 세러머니 한 건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다. 부끄러워해야 한다” “골을 넣어도 밉상이다. 진짜 겸손을 모른다” “입장을 바꿔 저 상황에서 우즈벡 선수가 상의 탈의하고 몇 분을 걸어 다니면서 게임 진행을 늦췄다고 생각해봐라. 시간 끌기도 경기의 일부겠지만 보기엔 정말 매너 없는 행동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골을 넣어도 욕을 먹다니. 유니폼 벗는 세리머니도 시간 끌려고 한 거고 4강 넘어가면 어차피 사라지는 옐로카드였다” “페널티킥 아무나 넣는 거 아니다. 중압감이 심한 경기였다. 배포 있는 황희찬 선수, 응원한다”며 황희찬을 칭찬했다.

◆AG서 논란에 논란을 거듭한 황희찬

황희찬은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전 직후 보여준 돌출행동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황희찬은 지난 17일 조별리그 E조 2차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가 끝난 뒤 중앙선에서 말레이시아 선수들과 악수를 하는 세리머니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벤치로 걸어 나갔다. 경기 종료 뒤 상대 선수와 악수를 하는 것은 페어플레이의 상징이지만 황희찬은 자신의 플레이에 화가 난 듯 악수 세리머니에 참가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한국팀은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다.

또 황희찬은 지난 20일 조별리그 3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20분쯤 키르기스스탄 수비진영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한 뒤 네이마르가 자주 하는 사포 개인기를 시도했다가 그대로 실패했다. 사포란 드리블 탄력을 이용해 공을 위로 띄운 후 상대 수비수 머리 위로 공을 넘기는 기술이다. 이날 황희찬은 무리한 개인기뿐 아니라 골 결정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축구팬들의 비난을 샀다.

27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브카시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황희찬,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황희찬이 세레머니 등으로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즉 황희찬이 실력으로 증명하면 이런 논란은 생기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실제 김학범 감독과의 인맥으로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의혹을 받던 황의조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실력으로 자신이 와일드카드로 뽑힌 이유를 증명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앞서 불안한 수비 실력과 ‘실언 논란’으로 ‘국민 욕받이’로 불리며 비난의 중심에 섰지만, 월드컵에서 몸을 내던지는 수비로 비난을 오히려 ‘갓영권’이라는 찬사로 바꿔버렸다.

결국 황희찬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발생한 여러 논란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경기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분석이다.

29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의 준결승전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의 별명처럼 ‘황소’ 같은 드리블과 저돌적인 돌파가 빛을 발한다면 모든 비난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칭찬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
  • 한소희 '완벽한 비율'
  • 최예나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