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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다른 듯하지만 공통점 많은 한·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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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2 23:56:05 수정 : 2018-08-22 23: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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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살면 대개 차이점만 보이지만 실은 공통점도 많다. 특히 아시아지역은 인도에서 전래된 불교가 국경을 넘어 중국, 동아시아,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까지 널리 퍼지면서 각 나라의 사상이나 종교와 어울려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지역은 벼농사를 지으면서 쌀을 주식으로 해 식문화에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씨를 뿌려야 수확을 할 수 있는 농사일은 불교의 가르침인 인과응보(因果應報)를 잘 나타낸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는 이 가르침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게 되고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결과가 따른다는 맥락으로, 불교문화권에서는 자신의 근원인 조상을 극진하게 모시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지난주엔 일본의 추석이 있었다.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일본 최대의 명절인 ‘오봉(お盆)’은 8월 15일로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이 기간에 휴가를 내고 이날 전후로 4일을 쉰다. 이때 일본에서는 가정마다 조상을 모시기도 하지만 지역공동체에서 축제를 하며 지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축제라고 하면 보통 경제적 효과를 목적으로 한 행사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지역의 화목을 위해 축제를 개최해 즐기곤 한다.

원래 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도(神道)는 조상신 숭배를 지상(至上)으로 삼는다. 이러한 신도는 먼지처럼 쌓이는 부정을 털고, 늘 청결한 몸과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신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신사(神社)에 참배를 할 때 물로 입과 손을 씻거나 목욕을 자주하는 습관도 이런 바탕에서 기인한 것이다.

일본인 가운데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신도가 종교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생활 속에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고 새해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을 때는 많은 사람이 신사를 찾아 복을 빌곤 한다. 그러나 모든 사물에 생명과 영혼이 있다는 애니미즘을 기반으로 한 신도에는 사후세계의 가르침이 없다. 자비와 평등이 기본교리인 불교가 들어오면서 비로소 사후세계를 알게 되고 마음의 세계를 넓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신도사상과 불교가 잘 어우러져 일본사람들의 정신적 지주가 돼 있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조상을 모시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한국에서는 명절 때마다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대이동을 하며 친족이 모두 모여 명절을 맞이하는 풍습을 갖고 있는 데 놀랍다. 이러한 풍습은 전통 규범을 중시하는 유교의 가르침에서 왔다고 하는데, 한국에서의 유교는 일본의 신도처럼 생활 속에 깊이 내재돼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하는 말이 맞다.

결국 각 나라의 문화는 보기에는 조금씩 다르지만 근본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다문화시대라고 한다.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한 다문화시대를 맞아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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