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단 페미니즘이 워마드 지렛대 역할…그들은 혐오의 장사꾼”

입력 : 2018-08-07 07:00:00 수정 : 2018-08-08 17:18: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슈&인물] 오세라비 작가 인터뷰 “혐오 장사꾼들이 급진적 페미니즘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신간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는 지난 1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남성혐오로 치닫고 있는 급진적 페미니즘 이면에 ‘강단 페미니즘’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단 여성학자, 일부 진보 인사 등 지식인들이 메갈리안, 워마드 같은 급진적 커뮤니티를 페미니즘의 새로운 물결로 인정했고, 이것이 혐오를 부추기고 정당화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워마드 홈페이지
◆워마드를 페미니즘으로 인정한 강단 페미니즘

오 작가는 메갈리아나 워마드가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라고 인정받은 결정적 계기는 2016년 9월 한국여성재단이 총괄한 ‘페미니즘 물결 이어달리기’라는 행사라고 주장했다.

오랜 기간 워마드 등을 분석해왔다는 그는 “당시 행사에 ‘불편한 용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활동하는 여성단체, 강단 여성학자들 등 여성단체 수뇌부 160여명이 모였다”며 “이들은 1박 2일 동안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메갈리아, 워마드를 페미니즘이라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소위 급진적 페미니즘이라 불리는 워마드 등 커뮤니티에 ‘페미니즘의 새물결’이란 명칭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오 작가는 “워마드는 남성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표방했다”며 “그 중심에 매스컴 지식인, 강단 페미니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A교수는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 이를 자각하는 것이 좋은 남성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고, B교수는 ‘혐오는 소중한 자유. 메갈리아 이제 눈치를 보지 마시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며 “진보매체들이 이를 퍼 나르며 메갈리아를 페미니즘으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
◆“나는 이들을 ‘혐오 장사꾼’이라 부른다”

오 작가는 급진적 페미니즘을 옹호한 이들 진보 인사들을 ‘혐오 장사꾼’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이 여성 운동이 활발한 시기를 이용해 이른바 ‘강단용 페미니즘’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페미니즘의 어원은 페미니, 여성이란 뜻으로 여성의 권익을 높이는 사회운동, 정치적 실전 운동인데 여기서 ‘혐오’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페미니즘과 워마드를 구분했다. 이어 “사회운동은 정당성과 타당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의 혐오는 되레 사회를 분열하고 있다”며 “남녀 분리주의, 심지어 흙수저까지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워마드를 옹호하는 학자들은 ‘페미니즘 전사’로 치켜세워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오 작가는 “남성이 여성을 바라만 봐도 시선강간, 여성혐오라고 부르는 등 농담 한마디 주고받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가 각박해졌지만 결국 열매는 소수 엘리트 페미니스트들만이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지식층의 강단 페미니즘이 워마드 등 급진적 페미니즘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규탄시위 현장. 출처=연합뉴스
◆여성운동, 기층민들을 위한 운동으로 혁신해야

오 작가는 오늘날 급진 페미니즘 이론이 1971년 케이트 밀렛의 ‘성의 정치’에서 비롯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한다. 케이트 밀렛은 오늘날 가부장제를 들어 남성과 성관계는 성적 업압이며 성 착취라고 규정했다. 이후 한국 페미니즘도 2005년 호주제 폐지, 성폭력방지특별법, 가정폭력방지법,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성과를 냈다.

최근 한국 페미니즘 운동은 활발해졌다. 하지만 오 작가는 기층민이라 불리는 빈곤여성, 여성노인, 미혼모 등 문제에는 무심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복지국가 운동을 계속하고 있지만 여성단체들은 참가하지 않고 있다”며 “페미니즘도 40년전 교리에서 벗어나 초고령화사회에서 여성문제 등 휴머니스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