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TV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느낄 수 없는 시원한 화면과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준다. 콘솔게임 제작사들도 화질과 음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설계하고 있다. PC에 밀렸던 콘솔게임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PC와 모바일 게임에 주력했던 국내 게임업체들도 하나둘 콘솔게임 제작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3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6년 31억9500만달러 규모의 전 세계 콘솔게임시장은 2021년 39억6220만달러(약 4조2613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콘솔시장의 성장은 더 빠른 편이다. 대한민국게임백서를 보면 우리나라 콘솔시장은 2013년 936억원에서 지난해 1698억원으로 81.4% 증가했다.


모바일과 PC에 밀리던 콘솔은 최근 차별화된 그래픽 등을 앞세워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작인식 플랫폼을 활용한 게임 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고 다시 콘솔을 찾는 게이머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1인칭 총싸움 콘솔게임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원 에스’를 직접 해보니 모바일과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제공했다. 숨어 있던 적에게 사격을 당하면 큰 음향과 함께 패드에서 진동이 울린다. 깜짝 놀라는 것은 물론 총을 맞은 것처럼 아프기도 하다. 탐험 중인 주인공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니 바이킹을 탄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PC나 모바일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몰입감이다.

1994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은 2005년 생산이 종료될 때까지 모두 1억249만대 판매됐다. 이후 소니는 성능을 높인 플레이스테이션2 등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플레이스테이션4는 2013년 11월 발매된 이후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7360만대 팔렸고, 가상현실(VR)을 접목한 플레이스테이션 VR는 2016년 10월13일 출시 후 지난해까지 200만대 출고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를 꺾겠다는 각오로 2001년 엑스박스를 선보였다. 엑스박스 역시 엑스박스360, 엑스박스 원 에스 및 원 엑스 등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엑스박스는 하위 게임을 호환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최근 콘솔용 게임 제작에 나서고 있다. PC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콘솔용으로 출시되며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다. 펍지는 메가히트를 기록한 베틀그라운드를 엑스박스용으로 선보였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와 오버워치를 콘솔용 버전으로 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 TL’을 통해 콘솔용 리니지를 제작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콘솔이나 모바일 등 경계를 허무는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엑스박스원용 하이퍼 유니버스를 제작하고 있다. 넥슨은 대결액션 요소가 포함된 게임이라고 설명했을 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닌텐도 스위치로 즐길 수 있는 ‘세븐나이츠’를 개발 중이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의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게임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할 경우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븐나이츠 스위치가 성공할 경우 넷마블은 관련 IP를 활용한 콘솔게임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게임 제작사 관계자는 “콘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콘솔에 특화된 다양한 게임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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