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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K-팝의 루비콘 강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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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1 21:09:31 수정 : 2018-06-01 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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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조회수 1위, 빌보드 싱글곡 차트 2위까지 올랐던 싸이가 K-팝을 세계에 알렸다면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앨범은 K-팝의 루비콘 강을 건넜다. 어떻게 이런 꿈같은 일이 일어나게 됐을까. 세계의 트렌드를 잘 파악할 줄 아는 눈 밝고 감각 있는 프로듀서, 완성도 높은 노래와 춤, 이 시대 젊은이들의 불안과 상실감 등을 담은 가사의 의미 있는 메시지,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덤 문화에서의 솔직한 소통 등이 모아져 이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

아이돌 가수의 성공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구조에서 만들어진다. 영화 ‘MR 아이돌’(감독 라희찬)은 아이돌 그룹의 성공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영화 전반부는 2005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방탄소년단을 프로듀싱한 방시혁 대표의 성공스토리를 닮은 것 같은 가요계 실력파 프로듀서 오구주(박예진)가 아이돌 그룹 ‘미스터 칠드런’을 기획하는 과정이 전개된다. 이를 통해 프로듀서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강조된다. 과거 오구주가 속했던 최대 기획사 대표인 사희문(김수로)은 ‘미스터 칠드런’ 프로젝트가 3년 전에나 통했지 지금은 트렌드가 아니라며 프로젝트를 버리라고 말한다. 그는 소속사 멤버였던 유진(지현우)의 밴드를 해체시키면서도 “내가 너희를 버린 게 아니야. 시대가 너희를 버린 거지. 사람들이 안 듣는데 어떡하냐”라며 쇼비즈니스업계의 현실을 드러낸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 구성된 ‘미스터 칠드런’의 멤버로 보컬 현이(장서원), 댄스 담당 지오(박재범), 래퍼 리키(김랜디)를 다시 모은 오구주는 박상식(임원희)과 함께 기획사를 만들고 유진을 설득해 멤버를 완성한다. 영화는 ‘미스터 칠드런’이 단번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혹독한 훈련을 거쳐도 불러주는 곳이 없자, 병원 로비에서도 시골 보건소에서도 마을 사람들을 위해 비를 맞으면서도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거리공연도 마다 않고 어디든 달려가 열과 성을 다해 공연하는 그들의 동영상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빛의 속도로 전달되면서 팬층을 형성하고, 공중파 메인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신화는 영화에서 그렸던 내용 이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며, 네트워크로 세계가 하나된 지금 K-팝이든 영화든 세계무대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밝혀주는 등대가 됐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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