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성이 있는 플랑크톤을 조개가 먹고, 그 조개를 사람이 섭취할 경우 인체에 중독을 일으키는데 이를 패독이라고 합니다. 이는 진주담치 등 껍질이 2장인 이매패류에서 봄철에 주로 발생하며 냉장, 냉동하거나 가열하여도 독이 제거되지 않습니다. 패독에는 마비성 패독, 기억상실성 패독, 설사성 패독, 신경성 패독 등이 있는데 이중 마비성 패독이 봄철에 주로 발생하며 독성이 가장 큽니다. 발생시기는 수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통 2~3월(수온 6~10℃)에 처음 검출되며, 4월말~5월초(수온 13~17℃) 최고치에 이르다가 수온이 18℃이상 되는 6월쯤에 자연소멸됩니다.
마비성패류독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비성 패류독소의 상승기인 2~6월(수온7~18℃)경에는 마비성 패류독소 발생지역에서의 패류 채취 및 해당 패류의 가공, 유통을 금지하여야 합니다. 낚시꾼이나 여행객들은 패류독소 발생해역의 해안가 등에서 서식하는 홍합이나 기타 패류를 채취해서는 안 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 주변 해역 및 패류 양식장에 대하여 패류독소 모니터링을 정기적(3~6월 매월 2회, 그 외 매월 1회)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기준치(80㎍/100g)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 해역에서의 패류채취를 금지하고, 패류독소 모니터링 주기를 주 1~2회로 강화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패류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경우 패류 원산지 확인증을 통해 채취된 해역을 확인한 후 구입하면 조개류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조개류 섭취 시 이런 점에 주의해야
모시조개, 굴 중 존재하는 천연독소인 베네루핀은 모시조개에서 분리된 아민으로 생각되는 유독물질로 다른 조개의 마비성 조개독과는 전혀 다른 물질입니다. 모시조개나 굴의 중장선(中腸線)에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고 독력은 계절적 영향이 있어 1~4월에 발생하며, 잠복기는 1~2일 입니다. 증상은 초기에 피부에 출혈반점이 나타나고 심하면 불안상태,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납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2~4%의 소금물에서 해수온도가 15℃이상이 되면 급격히 증식하기 때문에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 어류나 패류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른 균에 비해 증식력이 매우 높아 만약 식품 중 1000개의 장염비브리오균이 있고 증식 최적조건이 갖춰진다면 1회 분열에 15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2시간30분 내에 100만개 이상으로 증식될 수 있습니다. 즉 균의 증식이 좋은 조건이라면 1000개의 균이 오염된 식품을 2시간30분 경과한 후 섭취하는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가열조리가 가장 바람직하며 저온에서 증식이 억제돼 어패류를 구입한 즉시 5℃이하의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절대 필요합니다. 소금이 없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수돗물로 잘 씻고, 특히 2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용의 칼, 도마를 사용하고 사용한 조리기구는 잘 씻어 뜨거운 물이나 살균소독제로 소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수돗물로 잘 씻고, 어패류를 조리한 칼, 도마는 구분하여 사용 △오염된 조리기구는 세정, 열탕처리하여 2차 오염을 방지 △가능한 한 생식을 피하고, 이 균은 60℃에서 5분, 55℃에0서 10분의 가열로 쉽게 사멸하므로 반드시 식품을 가열한 후 섭취해야 한다.
◆조개류 올바른 보관법
살이있는 조개(껍데기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는 산소 부족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밀폐용기나 밀폐백에 보관해서는 안 됩니다. 냉장 보관 시 깨끗하고 축축한 종이 타월이나 천을 느슨하게 덮어서 수분이 건조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활 조개류를 생고기나 가금육 등의 위에 보관하지 않아야 합니다. 활 조개를 직접 얼음 위에 보관하면 얼음이 녹은 민물로 인해 조개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활 조개류의 적정 보관 온도는 7℃ 이하이나 1.7℃ 이하(특히 0℃ 이하)에서는 조개가 죽을 수 있습니다. 활 조개 보관 기간은 일반적으로 1~2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조개가 죽기 전에는 먹어도 됩니다. 섭취 전 준비하는 동안 껍질을 두드려봐서 살아있는지 확인하고, 죽은 조개는 폐기합니다.
7℃ 이하의 온도에서는 세균 증식이 최소화되고, 껍질을 제거한 조개를 보통 4~7일 까지 또는 포장 용기에 표시된 유통기한까지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장고 온도가 7℃ 이상인 경우에는 보관기간이 짧아집니다.
냉동조개류는 -17℃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냉동이 해산물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므로 신선하고 품질 좋은 해산물만 냉동해야 합니다. 냉장조개 해동 시에는 실온이 아닌 냉장실에서 해야 합니다.
◆살아있는 조개 구별법
생굴, 대합, 홍합 등의 껍질은 단단하게 닫혀 있거나 약간 열려 있습니다. 조개가 열려 있다면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려봐서 껍질이 닫히면 조개가 살아 있으며, 섭취하기에 안전한 것입니다. 만약 조개가 두드린 후에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다면 조개가 죽었거나 유해균이 많이 들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위는 2010년 수행된 '식품별 안전 섭취 관리방안 연구'(김건희 덕성여대 교수) 결과를 기초로 식품의약품안정처 위해예방정책과에서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기사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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