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국산 고등어 먹으면 애국자고, 노르웨이산 먹으면 매국노냐"며 "먹고살기 힘든 서민에게 애국 운운해서 뭐 어쩌자는 것이냐. 소비자 입장에선 가성비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C씨는 "등푸른 생선은 북해 바다에서 잡은 노르웨이산이 싱싱하고 살도 많은데다 맛도 좋다"며 "제발 먹는 것으로 애국심 따지지 말자. 몸에 좋고 싱싱한 것을 먹겠다는데 노르웨이산이라 안 된다는 논리는 뭐냐"고 반문했다.
D씨는 "국내 소비자들도 신선한 고등어를 먹을 권리가 있다"며 "어시장 가보면 얼마나 작은 사이즈의 고등어가 위판되는지 알 것이다. 고갈 안 되고 지금까지 잡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E씨는 "갈치는 세네갈산,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이 진리"라며 "가격 대비 살점이 많아 먹고나면 포만감이 든다"고 밝혔다.
F씨는 "손바닥만한 작은 생선도 다 잡아 사료용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국산 중 간혹 큼지막한 건 비싸도 정말 너무 비싸다"며 "어느 고등어가 더 맛있는지는 소비자가 판단한다"고 말했다.
G씨는 "비싼 돈 내고 작은 고등어 먹는 게 좋은 것이냐"며 "저렴한 값에 청정구역에서 자란 크고 싱싱한 고등어 먹는 게 무슨 잘못인지 모르겠다. 소비자가격 절반이 유통비용이라는데 정말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1분기 수입 고등어 시장 점유율 90%를 돌파하면서 급속도로 내수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관련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국산 고등어 생산량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등어 수입량은 2만1379t이었다. 이 중 노르웨이산은 1만9413t으로 전체의 90.8%를 차지했다.
전체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2% 늘었고, 노르웨이산은 같은 기간 40.1% 증가했다.
연간 기준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수입시장 점유율 역대 최고기록은 2016년 86.4%였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의 '세계 고등어 교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최근 최대 시장인 일본 및 중국 시장에서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2013년까지 우리나라로의 수출량이 2만t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5년부터 꾸준히 연간 수출량 3만5000t을 넘기고 있다.
◆韓 고등어 생산량 회복 '글쎄'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대(對)일본 수출량은 2014년 8만t을 넘겨 고점을 찍은 뒤 6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對)중국 수출량도 2014년 7만3000여t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뒤 5만t 선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수산업관측센터는 "노르웨이가 일본과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국 생산량이 적은 우리나라를 주요 수출시장으로 공략하고, 매년 수요 조사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출 증가 속도도 빨라 향후 노르웨이산 고등어의 국내 영향력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국산 고등어 생산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생산량 회복 전망마저 어두워 수출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산 고등어 생산량은 10만4000t으로, 2013년 10만2000t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해 말에는 일부 선사들이 부족한 생산량을 충당하기 위해 어획 제한 크기인 21㎝를 갓 넘긴 치어를 대량 포획해 수산자원 고갈 우려마저 제기됐다.
실제 이들 치어는 국내 시장에 유통되지 못하고 사료로 사용되거나 통조림 등 용도로 수출되는데 그쳤다고 센터는 지적했다.
국산 고등어가 총 생산량은 물론 고품질 중·대형어 공급 모두에서 부진하면서 수출 경쟁력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센터는 "노르웨이를 피해 아프리카,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하다"며 "어획량도 적은 편이라 일본과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 고등어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수출 대상국에 대한 철저한 시장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수출 부진과 수입 증가의 근본 원인이 고등어 어획 부진에 있는 만큼, 고등어 자원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센터는 강조했다.
센터 측은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미래 식량안보를 생각한다면, 올바른 자원관리와 미래 수요 예측은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라며 "단기적으로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업계와 정부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현재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등어·오징어·갈치·명태 소비자가격 절반 이상 '유통비'
한국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수산물 소비자 가격의 절반 이상은 유통비가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부는 '2017년 수산물 생산 및 유통산업 실태조사' 결과 고등어·오징어·갈치·명태 4개 품목의 판매 가격에서 유통비가 차지하는 비용은 평균 51.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016년 기준 쌀·감자·고구마 등 농산물 주요 품목의 평균 유통비용이 53.4%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명태의 유통비 차지 비중이 66.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등어 56.7%, 갈치 44.7%, 오징어 45.9% 순이었다.
유통비 비중이 51.8%라는 것은 어떤 수산물 소비자가격을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생산자 수취가격이 482원,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유통비용이 평균 518원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 기준에 따라 나눠보면 유통비용은 산지에서 83원, 도매 단계에서 140원, 소매 단계에서 295원으로 조사됐다.
소매 단계에서 유통비용이 높은 이유는 수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추가비용 발생, 손질 및 포장 등 상품성 제고 노력, 매장 유지관리비 등 때문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016년 3월 시행된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산물 유통발전 기본계획 등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된 법정조사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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