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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구역 26만여곳 vs 흡연시설 1만곳 미만… 모두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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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1 14:04:41 수정 : 2018-05-11 1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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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갈 곳 잃은 흡연자들②] 흡연자도 비흡연자도 확대 요구
금연구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흡연구역을 둘러싸고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흡연자들은 마음 편히 담배를 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일부 비흡연자들은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흡연구역을 늘려달라고 하는 실정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실내외 금연구역은 26만5113곳에 달한다. 2012년 7만9391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흡연이 금지됐고, 오는 7월부터는 흡연카페마저 금연구역이 된다.

반면 서울의 실내외 흡연구역은 1만곳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실내 흡연시설은 6293곳, 실외 흡연시설은 59곳에 불과하다. 흡연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20대 여성 흡연자 A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기 싫어서 흡연부스를 종종 이용한다”며 “번화가나 외국인이 많은 곳 위주로만 설치되고 다른 데선 찾아보기 너무 힘들다”며 너무 드물게 설치된 흡연부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30대 남성 흡연자 B씨는 “유동인구 얼마 이상인 곳, 규모가 얼마 이상인 건물에는 흡연실을 꼭 만들어야 한다는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면 좋겠다. 지하철역에 하나씩만 있어도 흡연자나 비흡연자 모두 불편하지 않을텐데”라며 흡연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씁쓸해했다.

적지 않은 비흡연자들도 무조건 금연구역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길거리 간접흡연 때문에 괴롭다는 비흡연자 김모(31)씨는 “흡연부스를 늘리고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며 “더이상 길에서 담배냄새를 맡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원하는 흡연시설 설치와 관련,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실제적으로 보건복지부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실외 흡연부스 설치를 못 하게 하고 있고, 있는 흡연시설도 폐쇄하라 옮겨라 등의 민원이 많아 흡연구역을 섣불리 만들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실제로 흡연부스 설치를 계획했던 공모사업도 무산됐다”며 “흡연시설은 주변 지역주민의 설문을 거쳐서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흡연시설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사진=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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