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계에도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는 해외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4월 3일부터 28일까지 삼청동 백아트 갤러리가 주최하는 말레이시아 화가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AHMAD ZAKII ANWAR)’의 첫 국내 개인전 ‘내 그림자의 그림자’가 열릴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국민화가로 불리는 아흐마드 자키 안와르는 그래픽 아티스트로 시작하였으나 이후 순수미술로 작업을 전환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의 작업 초기에는 목탄과 오일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극사실주의 정물화와 초상화 작품을 선보였으며, 이후에는 ‘도시 사람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 캔버스에 도시 사람들의 심리적 측면과 영화적인 특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그의 작품 전반에 걸친 가장 큰 특징은 아이콘이나 기호, 우화들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러한 부분은 작가가 형이상학적인 측면에 주목하며,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예술적 사유를 전달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상징적인 이미지로 활용하여 작가의 자서적 묘사 담긴 페인팅 15점이 전시된다.
이 중 담배연기에 사람의 얼굴이 가려진 이미지를 나타낸 <Nothing To Say>, <Nothing To See>, <Nowhere To Go> 시리즈는 작품 속 남자의 응시대상이 외부세계가 아닌 내면임을 이야기하는 작가 자신의 자화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 성모마리아와 인도신화 속 신상을 그린 <믿음과 의심 : Faith & Doubt>에서는 무슬림이지만 종교적인 규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과감하고 순수한 작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내 그림자의 그림자’ 전을 주최하는 백아트는 “동남아시아 및 동북아시아의 미술에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두고 현지 작가들과 작업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다국적 소속 작가들과 원활하게 상호 교류하는 교두보 역할을 통해 한국에 좋은 작품들을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주최하는 백아트는 미술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및 동북아시아의 미술에 오래 전부터 관심을 두어 이미 14년간 현지 작가들과 작업을 해오고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작가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중시하여 일반 상업 갤러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걷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다국적의 소속 작가들과 로스앤젤레스의 지역 작가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보다 원활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서울에 갤러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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