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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외제차 3대 뽑은 20대女" 투자업체 광고의 진실

입력 : 2018-02-01 15:29:41 수정 : 2018-02-01 15: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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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페라리, 이번엔 벤틀리! 다음번엔 람보르기니 뽑을까 생각 중. 계속 월급만 보고 살았으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싶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 모(29•여)씨가 A투자업체를 만나 1년 만에 50억 수익을 올려 외제차 3대와 고급 주택을 구매했다는 ‘인생역전’ 스토리. 누구나 한번 들으면 혹할 것 같은 이 ‘대박 신화’의 진실은 무엇일까. 

‘20대 벤틀리녀’를 내세우며 4805%라는 수익률을 자랑한 투자자문업체의 임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SNS에서 외제차를 과시했던 회원도, 4000%가 넘는 어마어마한 수익률도 모두 실체가 없는 허황 그 자체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사투자자문업체인 A투자클럽 대표이사 남 모씨(31), 사내이사 양 모씨(32) 등 임직원과 B금융투자사 직원 윤모씨(50) 등 3명을 포함해 3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투자클럽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미등록 투자자문업을 하면서 회원 14만713명으로부터 유료 회원비 54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남씨를 포함한 9명의 임직원들은 주식종목을 추천하면 회원들의 주식 매수로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을 이용해 추천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하고 가격이 오르면 매도해 총 44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회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거짓•과장 광고를 한 혐의(사기)도 있다. A투자클럽 추천 주식 종목에 투자해 4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조작•허위 광고했다. 수익률 산정 방법도 제멋대로였다. 예컨대 A투자클럽에서 추천한 1000개 종목 수익률이 각각 1%인 경우 단순 합산해 1000%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식이다. ‘인생역전’의 주인공 20대 회원 김모씨 역시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수익만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확정 수익률을 내주겠다며 회원들에게 돈을 가로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A투자클럽의 광고에 깜빡 속아 넘어간 회원들은 수천 만원에 달하는 회비를 지불하고 이들에게 자산을 맡겼지만 큰 손해를 봤다. 한 60대 주부는 회비로 1,800만원을 지불하고 총 1억5천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오히려 투자금의 반이나 잃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투자클럽은 투자일임업을 할 수 없으면서 금융투자사 B사 직원 윤씨 등과 공모해 클럽 회원 계좌를 4만3700여 차례 위탁한 혐의도 받는다. 투자일임업이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대신 운용하는 업체를 말한다. 

경찰 조사 결과 A투자클럽 일당은 회원을 소개해준 대가로 B사로부터 매매금액의 약 0.07%씩, 3년간 총 8억3500만원을 받았다. B사의 직원들은 고객을 유치한 대가로 B사에서 매매금액의 약 0.009%를 인센티브로 지급받았다. 금융투자사 B사 직원 윤 모씨(50) 등 3명도 A투자클럽에서 연결해준 회원의 돈을 위탁 받아 운용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A투자클럽 임직원과 B사 직원 등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소셜팀, 연합뉴스 social@segye.com
사진 =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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