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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시신을 발견한 유명 유튜버 로건 폴. 출처=유튜브 |
자살로 숨진 시체를 발견하고 웃고 떠든 유튜버가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출신 유명 유튜버 로건 폴은 지난달 말 일본 후지산 북서쪽에 위치한 ‘아오키가하라 숲’을 여행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일본 내에서 이곳은 이른바 ‘자살숲’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폴 역시 ‘귀신들린 숲’을 방문한다는 콘셉트로 영상의 가닥을 잡았다.
숲을 거닐던 폴은 나무에 목을 맨 한 남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시신을 보고는 영상에 적나라하게 담기 시작했다. 얼굴은 모자이크로 가렸지만 보랏빛으로 변한 시신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다. 심지어 폴은 시신의 옆에서 함께 간 친구와 함께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까지 했다. 이때 시신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자 누리꾼들은 폴의 행동을 비난했다. “영상이 부적절하다”, “당신이 10대에게 인기 있는 유튜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댓글을 달며 누리꾼들은 해당영상을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폴은 비난이 거세지자 하루 만에 영상을 내렸다. 하지만 그가 15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유명 유튜버인 만큼 15분짜리 해당 영상은 삭제할 때까지 60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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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폴이 지난 2일 트위터에 남긴 사과문. 출처=트위터 |
폴은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려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나의 첫 실수다. 자살 방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고 영상을 제작했는데 잘못된 의도로 나갔다”고 글을 남겼다. 그런데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누리꾼의 지적이 일자 폴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재차 사과했다.
그는 영상에서 고개를 숙이며 “이 영상을 올리지 말아야 했다”면서 “영상을 본 모두에게 사과한다. 정신질환이나 우울증, 자살로 인해 영향을 받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사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이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용서를 기대하지 않는다. 무조건 사과 하겠다”고 덧붙였다.
폴은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1250달러(한화 135억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튜브가 어린 아이들이 많이 보는 플랫폼인데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필터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이번 소식으로 정신적 고통이 느껴지거나 우울감이 가중된다면 자살예방전화 1577-0199,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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