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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부른 '스모 선수 간 폭행'…원인은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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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2 17:36:35 수정 : 2017-12-02 17: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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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호(白鵬·32)가 설교중일 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 다카노이와(貴ノ巖·27)를 하루마후지(日馬富士·33)가 때렸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스모협회 위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중간보고를 통해 밝힌 ‘몽골 출신 스모 선수 간 폭행’ 사건의 줄거리다. 이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요코즈나(스모 최고 등급) 하루마후지는 은퇴를 하게 됐다. 

하루마후지
중간보고에 의하면 사건은 지난 10월25일 저녁부터 심야까지 이어진 식사와 술자리에서 벌어졌다. 이 자리는 돗토리조호쿠(鳥取城北) 고등학교 관계자가 ‘준교’(巡業)에 참가 중인 이 고교 출신인 다카노이와 등을 격려하려고 만들었다. 쥰교는 정기적으로 스모 대회가 열리는 대도시가 아닌 지방 소도시 등을 선정해 순회하며 경기를 하는 이벤트로 이 기간 승패는 공식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시 술자리에는 몽골 출신 현역 요코즈나인 하쿠호, 하루마후지, 가쿠류(鶴龍·32) 3명이 모두 참석했다. 현역 요코즈나는 4명이며 그 중 기세노사토(稀勢の里·31)만 일본 출신이고 나머지 3명은 모두 몽골 출신이다.
다카노이와

1차 자리에서 지난 9월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에게 거친 언동을 한 다카노이와에게 하쿠호가 설교를 시작했다. 그때 하루마후지가 “다카노이와가 틀리지 않았다”며 감싸 일단락됐다.
하쿠오
그러나 2차 자리로 옮긴 뒤 문제가 터졌다. 하쿠호가 다카노이와 등에게 “스모계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고교 때 선생님께서 돌봐주신 덕분이다. 고교 시절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 때 다카노이와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이에 하루마후지가 주의를 줬는데, 다카노이와는 “그녀로부터 온 문자메시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화가 난 하루마후지가 사과하라며 맨 손으로 얼굴을 때렸다. 다카노이와가 노려보면서 사과하지 않자, 하루마후지가 사과하라고 거듭 요구하며 맨손에 이어 노래방 리모컨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이때 하루마후지가 샴페인 병을 들기도 했으나 손에서 미끄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쿠호가 말리면서 폭행은 멈췄다.


평소 하루마후지는 처지가 비슷한 다카노이와를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마후지는 부친을 잃었고, 다카노이와는 양친을 잃었다. 하루마후지는 다카노이와에게 예의를 가르치거나 그의 상담에 응하기도 했으며, 그를 식사 자리에 초대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마후지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 결심을 밝힐 당시 “사건 다음날 다카노이와가 나에게 사과하러 와 악수를 하고 헤어졌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

하루마후지는 신장 186㎝, 몸무게 137㎏으로 다른 요코즈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순발력과 기술을 앞세워 큰 인기를 얻었다. 40승을 기록한 하쿠호(192㎝, 157㎏)에 이어 현역 선수로는 2번째로 많은 9회 우승을 기록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사진=일본 스모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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