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과 장르, 시대를 넘나드는 기획을 통해 다채로운 영화를 선보이는 ‘아트나인 월례 기획전 겟나인(GET9)’은 12월 한 달 동안 ‘앨프리드 히치콕 특별전’이란 주제를 내걸고,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이창’ ‘현기증’ ‘싸이코’ ‘새’(사진) 등 그의 대표작 네 편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한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은 ‘스릴러’ 장르를 확립한 선구자로, 예술적 미학과 오락적 재미를 모두 갖춘 걸작들을 만들어, 현대 영화의 연출과 촬영 기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이창(Rear Window·1954·제임스 스튜어트, 그레이스 켈리·5일)= 다리를 다쳐 휠체어에 의지하게 된 사진작가 제프는 우연히 창밖을 통해 이웃의 살인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잡아낸다. 그는 여자친구 리사의 도움을 얻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웃을 의심하게 되면서 들여다보며 관찰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관음’이라는 인간의 은밀한 욕망을 포착하고 고찰한다.

◆현기증(Vertigo·1958·제임스 스튜어트, 킴 노박·12일)=전직 경찰 스카티는 자신의 고소공포증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 매들린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매들린과 꼭 닮은 아가씨 주디를 만난다. 불안과 죄의식, 강박의 복합적인 심리를 히치콕 특유의 매혹적인 서스펜스로 탁월하게 빚어낸 걸작. 당시 영화 전문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는 ‘현기증’을 역대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싸이코(Psycho·1960·앤서니 퍼킨스, 베라 마일스·19일)=매리언은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서 회사 공금을 횡령해 도주한다. 날이 어두워져 노먼 베이츠라는 젊은 남자가 운영하는 교외 도로변의 낡은 모텔에 묵었는데, 다음날 실종되고 만다. 히치콕의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을 뿐 아니라 수많은 감독들에 의해 리메이크되거나 오마주 작품들을 탄생시키며 ‘스릴러 장르의 교본’이 된 영화.

◆새(The Birds·1963·로드 테일러, 티피 헤드런·26일)=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부유하고 제멋대로인 아가씨 멜러니는 우연히 만난 변호사 미치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를 만나기 위해 보데가만을 방문하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새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이 원작. 예측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앞에서 느끼게 되는 인간의 공포심을 다룬다. 영화평론가 짐 호버만이 “가장 위대한 재난영화”라는 호평을 남겼다.
12월 19일 ‘싸이코’ 상영 후에는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의 작품세계에 대해 넓고 깊은 이야기를 들려줄 정성일 평론가의 토크타임이 진행된다.
김신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