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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사고, 줄어든 사배자 일반학생으로 채웠다

입력 : 2017-10-11 23:33:08 수정 : 2017-10-11 23: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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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개교 모집정원의 절반만 충족 / 미달 학교도 2년전보다 4곳 늘어 / 학교 “30% 소외계층 선발” 주장 / 사회적 약자 비율 전체 9% 불과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하는 ‘흙수저’들이 점차 줄고 있다. 최근 3년 간 자사고에 사회적배려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들어간 학생들이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체 재학생 수 변화는 없었다. 자사고들이 사배자 전형에서 뽑지 못한 인원만큼을 일반 학생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2017학년 자사고 입학 경쟁률’ 분석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학년도 사배자 전형을 통해 자사고에 들어간 학생은 모두 1586명이었다. 전국 46개 자사고 사배자 모집정원(3075명)의 51%에 그쳤다. 2015년 자사고 신입생 1895명과 비교해도 309명 줄었다. 사배자 미달 자사고는 2015년 31개교에서 올해 35개교로 늘었다.

사배자로 대변되는 ‘흙수저’들이 크게 준 데는 지원자가 급감해서다. 2015년 사배자 충원율은 3072명 모집에 2280명 지원으로 74%였다. 2016년에는 3126명 모집에 2118명(68%)만 지원했다. 지난 3년 간을 따져보면 사배자 전체 모집정원(9273명)의 67%에 해당하는 6188명만 지원한 것이다. 지난 3년 간 자사고에 들어간 4만7598명 가운데 사회적 약자 출신은 전체 9%에 불과한 5331명이었다.

자사고 사배자 지원율이 크게 떨어진 데는 서울 지역과 전국 모집단위 자사고들 탓이 컸다. 세화고 등 서울 자사고들은 지난 3년간 사배자로 5273명을 모으려 했으나 응시자는 2407명(46%)에 불과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들도 마찬가지였다. 전북 상산고, 경북 포항제철고 등의 사배자 합격자는 2015년 300명(모집정원 500명)에서 2017년 291명(정원 509명)으로 줄었다. 강원 민족사관고는 아예 사배자들을 뽑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사고 재학생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자사고들이 사배자 빈 자리를 정원 외 일반전형으로 추가 선발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간 자사고 총 입학정원은 4만7598명이었는데 일반전형 4만1976명, 사배자 5331명 등 4만7307명을 뽑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법령대로라면 자사고는 사배자가 미달되면 그 부족분만큼을 일반학생들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사고 뿐만 아니라 외국어고·국제고도 마찬가지였다. 사배자 정원이 미달된 외고(총 31개교)는 2015년 4개교에서 2017년 14개교로 크게 늘었다. 국제고 역시 같은 기간 1곳 추가됐다. 문재인정부는 이들 자사고·특수목적고가 ‘귀족학교’라며 일반고로의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자사고 측은 “우리는 부유층만을 위한 학교가 아니다”며 “재학생의 30% 정도를 사회적 소외계층으로 뽑고 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분석 결과로 실제 자사고를 다니고 있는 사회적 약자는 전체 학생의 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고 전환 위기에 처한 자사고들이 생존을 위해 일부러 사배자 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 의원은 ”사회통합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마저 지지 않는 자사고에 대한 유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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