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용 유수지 환경관리 운영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업용 유수지 11곳 중 8곳이 호소(湖沼) 생활환경 기준상 가장 나쁜 6등급을 기록했다. 나머지 유수지도 5등급이 1곳, 4등급이 2곳으로 모두 ‘약간 나쁨’ 혹은 ‘나쁨’을 보였다.

11개 유수지에서 방출된 평균 총인(T-P)농도는 0.265㎎/L로, ‘매우 나쁨’(0.15㎎/L 초과)을 보였다. 공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려울 만큼 영양염류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는 뜻이다.
지난 6월부터 상시 개방된 4개보(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의 평균 총인농도는 0.047㎎/L(2등급)로, 이보다 5배 이상 오염된 농업용수가 여과 없이 강으로 흘러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에 조사한 곳은 낙동강 본류까지 불과 100∼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강 오염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합천창녕보 인근의 영산천 유수지의 경우 녹조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수질을 정화하기는커녕 도리어 악화시키는 유수지도 있었다. 11개 유수지 가운데 5곳은 유입되는 수질보다 낙동강 본류로 흘려보내는 수질이 더 나빴다. 수질이 악화된 5곳은 평균 총인농도 0.145㎎/L의 5급수가 흘러와 0.183㎎/L의 6등급이 돼 방출됐다.
나머지 5곳(유입수 수질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유어 저수지 제외)은 0.309㎎/L의 오염수가 흘러와 0.252㎎/L로 총인 농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수질 개선율이 27%에 그쳐 유출수 역시 6등급에 머물렀다.

녹조는 강한 햇빛과 질소·인 등의 영양염류, 물 흐름 정체의 3개 요건이 갖춰지면 발생한다. 낙동강에는 매년 녹조가 발생하고 있지만, 유수지처럼 영양염류가 고인 물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조사된 유수지는 2014년 이후 최근 3년간 퇴적 토양 준설 실적이 전혀 없다. 이와 반대로, 형산강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포항시 형산 생태유수지는 오염물질 정화식물을 심고, 주기적으로 토사를 제거해 총인 농도를 97.4%까지 개선시켰다.
이 의원은 “4대강 사업 이후 악화되는 녹조 발생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관할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팔짱만 끼고 있다”며 “농업용 유수지가 녹조배양소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