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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토성탐사선 ‘카시니호’의 마지막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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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7 21:01:14 수정 : 2017-09-07 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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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공전 첫 탐사선… 고리 구조 등 조사
15일 토성 대기와 충돌하며 장렬한 최후
2004년부터 13년간 토성을 탐사 중인 카시니호가 9월 15일(이하 한국시간) 토성 대기와 충돌하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길이 6.8m, 폭 4m의 카시니는 1997년 발사된 이래 무려 20년 가까이 우주를 탐사했다. 마지막 비행을 토성 대기 속으로 정한 이유는 연료 고갈로 인해 제어가 불가능한 카시니가 토성 위성 중 하나에 충돌해 그곳을 오염시킬 위험을 막기 위해서이다.

카시니는 토성을 방문한 네 번째 탐사선이자 토성을 공전한 최초의 탐사선이다. 토성 고리의 입체적인 구조와 원리를 조사했고, 토성 위성의 표면 성분과 지형을 살폈다. 토성의 자기장과 오로라를 관측했으며, 위성인 엔셀라두스에서 솟구치는 물기둥을 탐사해 내부에 엄청난 바다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카시니의 원래 이름은 카시니-호이겐스호였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제작한 카시니호에 유럽우주국이 개발한 호이겐스호가 실려서 발사됐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카시니에서 분리된 호이겐스호는 2005년 1월 14일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했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화성 궤도 너머에 착륙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름이 달의 1.5배 정도인 타이탄은 대기를 가진 유일한 위성이다. 대기의 대부분은 지구와 같은 질소로 이뤄져 있으며, 호이겐스호의 탐사로 액체의 메탄 바다가 있는 것이 밝혀졌다. 낮은 온도로 인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지만 지구 초기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자료가 얻어졌다.

카시니호는 나사의 태양계 탐사프로그램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플래그십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플래그십 프로그램은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다른 행성계에 거주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체 비용이 10억 달러 이상이다.

나사의 태양계 탐사프로그램은 비용과 규모에 따라 플래그십, 뉴프런티어, 디스커버리 순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진행된 플래그십 프로그램에는 바이킹(1975), 보이저(1977), 갈릴레이(1989), 카시니(1997), 찬드라X선망원경(1999), 큐리오시티 로버를 착륙시킨 화성과학실험실(2011) 등이 있다. 명왕성 탐사선이었던 뉴허라인즌스와 목성 탐사선 주노는 수억 달러가 소요되는 뉴프런티어 프로그램으로, 케플러우주망원경과 소행성 탐사선 돈은 그보다 규모가 작은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카시니호는 지난 4월 말 토성 고리를 통과하면서 마지막 탐사 일정인 토성 근접 비행 ‘그랜드 피날레’를 시작했다. 총 22번의 그랜드 피날레 중 마지막 5번은 죽음을 향한 접근 비행이었다. 카시니호는 이 기간 동안 접시안테나를 방패 삼아 최고 시속 12만km/h로 토성을 향한 다이빙을 반복하면서 토성 자기장과, 중력, 고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파악했다.

카시니는 9월 12일 오전 타이탄을 지나 마지막 비행을 시작한다. 9월 15일 오후 8시 54분 토성 대기 1500km 상공에 도달하면 엄청난 열로 인해 1분 안에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1분 동안 토성 대기에 대한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면서 마지막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카시니호의 마지막 비행이 인류 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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