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의미하는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동북아 긴장 수위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와 관련해 ‘매직 넘버’로 불리는 6차 핵실험 성공을 주장하면서 북핵 해법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레드라인’(Redline·정책 변경의 한계선) 침범 논란과 함께 강도 높은 대북 압박,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공포의 균형’ 등 새판짜기 논쟁이 가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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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연구소 간 김정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이 가능한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3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현지지도하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 뒤편에 ‘화성-14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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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연구소 간 김정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에게서 핵탄두에 들어가는 땅콩 모양의 핵폭발장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사진을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핵폭발장치 뒤쪽에 케이블로 연결된 물체는 핵기폭장치로 보인다. 김 위원장 뒤편에는 ‘화성-14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성명은 “시험 측정 결과 총폭발 위력과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핵 전투부의 위력 지표들과 2단열 핵무기로서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 값에 충분히 도달하였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서 매우 의의 있는 계기로 된다”고 주장했다.
핵무기의 일종인 수소 폭탄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3중수소가 결합할 때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한 무기로,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 배 강한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핵실험에 앞서 핵무기연구소를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들이 주체화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강위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핵무기연구소 벽면에 ‘화성-14 핵탄두(수소탄)’라고 쓰인 안내판이 걸려 있는 사진을 조선중앙TV가 공개해 최근 2차례 발사된 ICBM급 화성-14에 수소폭탄을 탑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 이날 낮 12시29분쯤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북위 41.302도, 동경 129.080도)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와 관련해 “6차 (핵)실험은 5차 실험 위치로부터 북쪽으로 200m 위치로 추정된다”며 “5차 핵실험 규모(5.0)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가 약 5∼6배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김민서·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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