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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비에… 바람에… '요즘 하늘 실화냐'

입력 : 2017-08-30 19:23:37 수정 : 2017-08-30 19: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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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가까이 ‘공기 좋은 날’ / 동풍·풍속 빨라 먼지 정체 개선 / 8월 PM10 평균 농도 25㎍/㎥ / 시정 거리 20㎞로… 오존도 잠잠 / 쾌청한 날씨 당분간 이어질 듯
비가 그친 29일 오전 가을을 부르는 파란 하늘 아래 하얀 구름이 서울 광화문 주변 지역을 드리우고 있다.
두 아이를 둔 주부 김하연(가명·36)씨는 요즘 틈만 나면 나들이를 다닌다. 일년에 요즘처럼 공기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될까 싶어서다. 하루에도 몇번씩 들여다보던 실내 간이측정기와 미세먼지 애플리케이션도 최근에는 잠시 잊고 지낸다. 김씨는 “다시 공기가 나빠지면 내년 봄까지는 지금처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을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된다”며 “누릴 수 있을 때 누리려고 요즘엔 집안일이나 아이들 학교 숙제를 좀 미뤄두고서라도 산책하러 나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동풍과 잦은 비에 힘입어 미세먼지 없는 날들이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인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화성(華城) 창룡문 주변을 관광객들이 사진 찍고 있다.

30일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세먼지(PM10) 전국 평균농도는 25㎍/㎥, 초미세먼지(PM2.5)는 13㎍/㎥을 기록 중이다. 이날 대전과 경기, 충북, 충남에서는 PM2.5 최젓값이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름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유독 공기가 깨끗한 편이다. 지난해 8월 PM10과 PM2.5 평균 농도는 각각 34㎍/㎥, 20㎍/㎥이었다.

이날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시정은 20㎞가 나왔다. 20㎞는 관측소 장비가 측정할 수 있는 최댓값으로, 실제로는 더 멀리까지 시야가 트였다는 뜻이다. 관측소 관계자는 “올봄 미세먼지가 극심했을 때는 시정이 1㎞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그에 비하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대기질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비와 바람 덕분이다. 서울의 경우 이달 들어 2㎜ 이상 비가 내린 날은 총 12일로, 2~3일에 한번꼴로 비가 왔다.

바람도 여름답게 동풍이 자주 분 데다 중국·북한발 미세먼지를 끌어들이는 서풍, 북서풍 계열 바람이 불더라도 풍속이 빨라 먼지가 머물지 않았다.

오염물질이 쌓이지 않다 보니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오존도 잠잠해졌다. 이달 오존주의보 발령횟수는 16회로 지난해(132회)의 12% 수준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요즘 같은 대기질은 가을철 오호츠크해 기단의 영향을 받을 때 일주일 정도 나타나곤 했다”며 “올해는 특이하게 여름인데도 장기간 쾌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함덕 서우봉에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일찌감치 물러간 무더위도 체감 공기질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서울은 지난 26일 이후 닷새 연속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20도를 밑돌았고, ‘대프리카’ 대구도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와중에 최저기온이 20도를 밑돌고 있다. 열대야도 일찌감치 잦아들었다. 서울에서는 지난 9일 이후 23일간 하루만 빼고 열대야가 사라졌고, 새로운 ‘혹서지’로 떠오른 밀양도 마찬가지다.

쾌청한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중국 산둥반도에 자리 잡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선선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고 낮에는 덥겠다”고 예보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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