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입자들은 대기 입자와 충돌해 분해되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정확한 관측이 어렵다. 우주선의 대부분은 수소의 원자핵인 양성자이다. 이외에 헬륨이나 그보다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도 포함돼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과학자들은 이 우주선이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태양에서 날아오는 태양풍의 대부분이 음(-)전기를 띤 전자인 데 반해 이 우주선들은 대부분 양(+)전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우주선의 기원이 태양계 밖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 우주선의 99%가 수소의 원자핵인 양성자와 헬륨의 원자핵이라는 것도 알려졌다.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의 45%에서 99.6%로 매우 빠르다. 빠른 만큼 높은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기에 전체적인 에너지도 태양풍의 수백만 배 이상이다. 실제로 우주여행에서 인류가 가장 무서워해야 할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우주선에 의한 방사선 피폭이다. 2012년 미국 항공우주국이 화성탐사선을 이용해 측정한 방사선 피폭의 95%는 태양계 밖에서 오는 우주선에 의한 것이었다. 따라서 인류가 장시간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이 우주선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우주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행히 지구에서는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우주선은 지구 자기장에 의해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장을 통과한 우주선은 대기와의 충돌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잃게 된다. 우주선이 대기와 충돌하면 보다 작은 입자로 분해되는데, 이것을 2차 우주선이라고 한다. 실제로 지표에 닿는 고에너지의 1차 우주선은 거의 없다.
우주선의 정확한 관측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대기가 적은 우주로 나가야 한다. 그곳이 바로 국제우주정거장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알파자기분광기(AMS)가 이용됐다. 이번에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실리콘 전하량 검출기는 4개 층으로 구성된 실리콘센서를 이용해 검출 정확도를 99%로 높였다고 한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앞으로 2020년까지 3년간 우주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과연 우주선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수백, 수천 광년 이상을 날아온 우주선은 정확히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일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우주선이 주로 초신성 폭발이나 활동적인 은하의 핵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기원을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우주선의 정확한 종류와 기원을 알아내는 것은 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기도 하지만, 인류의 우주 도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 중요한 첨단 과학 탐구의 현장에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함께한다는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연구자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이 장비를 통해 인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자료가 얻어지길 바란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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