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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준의 ★빛사랑] 방송사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 "이래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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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12 10:30:00 수정 : 2017-08-11 17: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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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방송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방송사에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방송을 하되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방송사는 손을 떼라는 얘기입니다. 왜 우리가 애써 키운 아티스트를 데리고 자기네가 돈을 벌려고 합니까?”

요즘 가요계의 핫 이슈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그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다 보니 지상파 방송사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들고 있다.
 
KBS는 이미 아이돌 재기 프로그램인 ‘더 유닛’을 론칭, 오는 10월부터 방송에 내보낼 예정이다. 다른 방송사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난리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고 있을까. 

이 프로그램 뒤에는 엄청난 액수의 수익요인이 숨어있다. 방송사는 기획사들과 계약만 잘 체결하면 한 몫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꿩 먹고 알 먹기 식’이다.

이 모든 것이 케이블방송인 엠넷 ‘프로듀스101’시즈2가 탄생시킨 아이돌그룹 ‘워너원’에서 비롯했다. 워너원은 이제 갓 데뷔한 그룹이지만, 파괴력은 ‘핵폭탄’급이었다. 

지난 7일 발표한 데뷔 앨범 타이틀곡 ‘에네제틱’은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고 계속 1위를 유지하며 가요계를 강타했다. 음반 초동 판매량은 3만 장만 나가도 ‘대박’이라고 하는 흥행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53만 장을 기록, 가요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워너원의 쇼케이스 및 콘서트는 2만여 관객이 몰리는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빅뱅·엑소·방탄소년단 등이나 할 수 있는 돔구장 공연을 이제 막 데뷔를 알리는 신인 그룹이 채우고도 남았으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아이돌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케 한다. 

‘워너원’의 인기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며 해외공연과 광고업계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그 수익효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대해 ‘워너원’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엠넷방송의 CJ E&M 측은 “매니지먼트를 YMC엔터테인먼트에 맡겨 워너원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똑같이 분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워너원’을 보고 가만히 있을 방송사가 어디 있으랴. 장비와 인력이 충분한 KBS가 기존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대상으로 ‘더 유닛’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며 기획사들을 대상으로 선발을 거의 끝냈다.
 
예비 출연자 중에는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인기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멤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갑자기 걸림돌이 튀어나왔다. 방송 종료 후 걸그룹 또는 보이그룹일지 어떤 형태의 아이돌 일지는 불투명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하게 될 그룹과의 전속계약이 문제가 된 것이다.   

어쨌든, 방송사는 오디션 프로이기에 최종 살아남은 출연자들로 그룹을 만들고 일정 기간 전속계약까지 체결해 매니지먼트 사업까지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참가 기획사들의 불만만 쌓여갔고 작은 힘이 하나로 결집하기 시작했다.     

예능방송의 권력 앞에 ‘찍소리’도 못 내던 중소기획사 대표들을 대신해 최근 ‘방송사 매니지먼트 사업 진출 반대’성명서를 낸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3개 음악단체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성명의 요지는 방송사가 시청률 상승과 재능 있는 인재 발굴 등 차원에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자체 권한이고 누가 간여해서도 안되지만, 방송이 끝난 후 출연자 전속권을 갖고 돈을 버는 매니지먼트 사업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3개 음악단체는 ‘거대 공룡’ 방송사와 끝까지 맞서 중소기획사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불공정한 전속계약을 막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 음악단체 관계자는 “K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은 국내 유명 기획사 대표가 수십 억대 자금을 투자해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처음에는 방송사가 오디션 최종 멤버들의 전속계약 기간을 1년 4개월로 정했다가 성명 발표 이후 7개월로 줄여졌다”면서 “이마저도 수용할 수 없고 방송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돌그룹을 제작한 기획사 관계자도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때는 멤버들이 자기 소속 팀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해 별문제가 없었으나 ‘워너원’부터 아예 전속계약으로 다른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방송사가 출연자와 전속계약을 하고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것은 표준계약서도 없고 너무 불공정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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